[최선호의 역사칼럼] 1. 미국 땅은 명당인가?

‘최선호초이스보험’ 최선호 대표의 ‘최선호의 역사 속의 미국, 세로 보고 가로 알자’를 연재합니다. 최선호 대표는 오랜 미국 생활의 경험과 미국 역사에 대한 천착을 통해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이 꼭 알아야할 미국의 모습을 소개할 것입니다. /편집자주 

 

<연재를 시작하며>

누가 제일 처음 한 말인지 모르지만,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Mystery, and Today is a Gift”라는 재미있으면서 의미심장한 말이 있다.

그렇다. 지나간 날인 히스토리(History)와 알지 못할 미래인 미스터리(Mystery) 사이에 끼어 있는 현재(Present)는 하나의 선물(Present=Gift) 혹은 축복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좋든 싫든 불확실한 미래를 가늠해 보고 위험요소를 가장 적게 만들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과거라는 ‘거울’에 현재를 비추어 보면 미래가 어렴풋하게나마 보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생각이다.

미국의 역사 속에서 특기할 만한 사건을 하나씩 골라서 소개하고 그 사건이 현재의 미국 사회와 장래의 미국 사회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를 다 같이 연구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유익할 듯 싶다. 미국의 과거를 들여다보다 보면 미국의 현재와 미래가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의 논리에서 “총칼을 무기로 삼는 국가보다는 도덕을 무기로 삼는 국가가 결국에는 번영한다”고 결론지었다.

미국이 이 말에 해당하기를 기대해 보면서, 우리는 위대한 역사학자인 토인비만큼이나 명확하게 과거, 현재, 미래의 역사를 꿰뚫어 볼 수는 없겠지만, 미국 역사 속에서 두드러지는 일들을 골라 모두 함께 따져본다면 미국에서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장래에는 무슨 일들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대강 가늠해 보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다시 말해, 미국의 세로를 보고 가로를 이해하자는 것이다.


최선호의 역사 속의 미국, 세로 보고 가로 알자

  1. 미국 땅은 명당인가?

 

한국에서는 옛날에 ‘지관’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이 동네마다 있었다. ‘지관’이란 풍수지리설에 따라 지형을 살펴보고 장소의 길흉을 말해 주는 사람을 말한다. 특히 집터나 묏자리의 좋고 나쁨을 판단해 주는 사람이다. 풍수지리는 중국사람들이 특히 중요시하지만, 한국 사람 중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지금은 지형의 좋고 나쁨에 대한 관념이 많이 퇴색하여 풍수지리를 믿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형이나 기후를 잘 알아 두면 해로운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미국 땅의 지형지물이 어떤지를 한번 살펴보자.

지구 상에 땅덩어리들이 원래는 하나였다는 설이 있다. 이 설에 따르면, 지금의 존재하는 모든 대륙은 커다란 한 개의 땅덩어리에서 분리되어 나왔다는 것이다. 이 설이 다소 설득력이 있게 들리기도 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각 대륙을 모아서 퍼즐을 끼워 조립하듯이 맞추어 보면 대강은 맞아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의 머리처럼 생긴 아프리카의 뒤통수 아래 움푹 들어간 곳에 남아메리카의 브라질 쪽을 가져다 맞추면 쏙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 한 덩어리의 땅이 분리되기 시작하여 2억년 전쯤 현재의 대륙이 형성되었다. 지금도 지구의 땅덩어리들은 계속 움직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각 대륙이 분리되거나 합쳐지기를 반복할 것이다. 미국 대륙도 약 2억년 전쯤에 현재의 모습으로 되었다고 보면 된다

한편, ‘판 구조 이론’에 의하면 지구 전체가 널빤지 모양의 열 개의 큰 지판과 무수히 작은 지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지판들이 움직이면서 대륙도 붙었다 떨어졌다 한다고 한다. 미국에 영향을 주는 지판은 태평양 쪽의 큰 지판과 북미 대륙과 북극권을 포함한 큰 지판 등 두 개의 큰 지판이다.

이 두 개의 큰 지판들이 움직이면서 서로 부딪치거나 멀어지면서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연출하는데, 그 하이라이트가 미국 서부 쪽에서 가끔 발생하는 지진 혹은 화산 활동이다. 이것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 태평양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있는 환태평양 화산대이다.

알래스카의 대자연 /nps.gov 제공

미국 서부를 포함하여 알래스카 서부, 러시아의 알류샨 열도, 일본 열도, 대만, 인도네시아, 남미의 안데스 산맥 같은 곳에서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은 이유가 바로 지판들 끼리 부딪치거나 떨어지면서 생기는 현상 때문이다. 반면에 미국 동부 지역에는 지진과 같은 지각 변동이 거의 없는 이유가 이 지역이 큰 지판의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륙의 기후에 영향을 많이 주는 가장 큰 요인은 해류이다. 해류란 바닷물이 흐르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기후에 영향을 주는 해류는 북태평양 해류, 북대서양 해류, 멕시코 만류이다. 이 세 해류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적도 지역의 따뜻한 바닷물이 북쪽 깊숙이 흐르면서 위도가 상당히 높은 지역인데도 겨울에 물이 얼지도 않고 눈도 오지 않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같은 곳이다. 또한, 이 따뜻한 해류 때문에 건조한 지대가 서부에 많이 형성된다. 반면에 뉴욕이나, 애틀랜타처럼 동해안 쪽에는 이런 혜택(?)이 없으므로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하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지판이 부딪치며 생긴 높은 산악지대가 주로 미국 서부에 있다. 대표적인 것이 로키산맥과 거기에서 연결된 알래스카 동부까지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지판이  충돌하면서 땅이 높이 솟아오른 것이다. 따라서 로키산맥과 알래스카 쪽에 가보면 땅이 꺾이며 산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지층이 밖으로 드러난 형태를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 가로로 있어야 하는 지층이 거의 세로로 서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북미 대륙의 상징이다시피 한 캐나다 국경 부근의 5대호는 오랜 세월 동안 거대한 빙하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땅이 깊이 파여 생성된 것이라고 한다.  1만년 전에 빙하가 녹으면서 낮은 곳에 물이 고여서 형성된 것이 5대호이며, 지구의 나이를 비교하면 굉장히 나이 어린 셈이 된다. 5대호를 전부 합친 면적이 한반도보다도 크다고 하니 바다나 다름없다. 이 광활한 땅을 차지한 미국은 분명 커다란 축복을 받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풍수지리에서 좋은 자리를 명당 자리라고 한다. 명당 자리란 결국 사는 데 알맞게 쾌적하고 기분 좋은 곳을 말한다고 본다.  대강이나마 미국 지형의 형성과 기후 등 풍수지리를 알아 두면 살 곳을 정하거나 여행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로키 산맥. /nps.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