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은행 JP모건, ‘금융혼란 진원’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월요일 새벽 당국 개입…미 역대 두번째 규모 은행 파산

모든 예금·자산 인수 예정…예금자 한도 따라 보호 방침

SVB·시그니처 이어 올해 들어 미 주요은행 세번째 붕괴

미국의 금융 위기를 자극해온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에 인수된다.

로이터,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부(DFPI)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압류해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고 1일 밝혔다.

DRPI는 이날 새벽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해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있는 JP모건 체이스 은행의 입찰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FDIC도 성명을 내고 “예금자 보호를 위해 JP모건과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의 인수 계약을 맺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JP모건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모든 예금과 자산을 인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자산은 3월 말 기준으로 2330억달러(약 312조4500억원)다.

리먼브라더스 등 투자은행을 제외하면 퍼스트리퍼블릭의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로 무너진 워싱턴 뮤추얼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번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라고 AFP는 전했다.

로이터는 JP모건에 인수되는 퍼스트리퍼블릭의 자산에는 1천730억달러 규모 대출과 300억달러 상당의 주식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매각되면서 미국 내 8개 주에 있는 이 은행 지점 84곳은 1일부터 JP모건 체이스 은행 지점으로 문을 열게 된다고 AP는 설명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갑작스럽게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SVB)와 뉴욕 시그너처 은행에 이어 올해 들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세번째 미국 주요 은행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 3월10일 SVB 파산 이후 미국 내 지역은행들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업으로 지목됐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조달하던 SVB가 뱅크런(예금인출 쇄도)에 무너지자 뉴욕 시그너처 은행도 그 여파로 파산했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FDIC는 연쇄파산을 막으려 예금보호, 유동성 지원 등 대책에 나섰으나 위기를 느낀 지역은행의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해 대형은행으로 옮기면서 위기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상태였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예금보험으로 보호되지 않은 예금이 많고 저금리 대출에 노출돼 있어 SVB와 시그니처 은행 다음으로 파산 가능성이 가장 큰 은행으로 여겨져왔다.

예금보호 상한선인 25만달러 이상을 이 은행에 예치해 둔 고객들이 앞다퉈 인출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JP모건 등 미국 11개 대형 은행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이 은행에 300억 달러를 지원했다.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던 퍼스트리퍼블릭은 그러나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1분기에 빠져나간 예금이 1000억달러를 넘는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16달러 수준이던 주가가 며칠 사이 3.5달러로 곤두박질치면서 위기설에 다시 불이 붙었다.

3월 초만 해도 120달러 정도였던 주가가 98% 폭락하자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파산이 금융 전반에 대한 위기로 번질 것을 우려한 당국이 개입에 나섰고 결국 강제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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