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참사, 하버드대, 그리고 트위터

플로리다 파크랜드서 생존해 하버드대 합격

과거 인종차별 SNS 포스팅 드러나 입학 취소

지난해 플로리다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고교의 총기 난사 사건에서 생존해 총기관련 캠페인을 벌였던 카일 카쉬프(Kyle Kashuv, 18)의 하버드대 입학이 취소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쉬프는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하버드대가 합격 통지서를 보낸지 3개월만에 이를 취소했다”면서 “대학측은 내가 총기사건 훨씬 전인 2년전에 했던 텍스트와 코멘트를 문제삼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카쉬프는 총기난사에서 생존한 뒤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그래도 헌법에 보장된 총기 소유권리는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고 결국 이를 계기로 하버드대로부터 ‘러브 콜’을 받아 순조롭게 합격했다. 특히 사건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만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깜짝 회동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고교 시절 흑인들을 비하하는 이른바 ‘N 워드’를 자주 사용했다는 사실이 급우들을 통해 알려지고 트위터에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올린 것이 공개돼 문제가 됐다. 하버드는 이같은 뉴스가 나오자 지난달 24일 카쉬프에 “입학을 취소하기 앞서 72시간안에 이에 대해 서면으로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카쉬프는 이에 대해 “무조건 지난 잘못을 사과했으며 이같은 과오를 통해 성장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버드대는 지난 3일자 소인이 찍힌 우편을 통해 입학취소를 공식 통보했으며 취소 이유를 묻는 언론의 요청에 “우리는 개인 지원자의 입학 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카쉬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하버드대는 사람이 성장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결정했다”면서 “하버드대는 문제가 많았던 과거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이 됐는데 자신은 결국 인간의 성장을 믿지 않는다”고 비난해 또다시 여론의 싸늘한 눈총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가 보낸 입학취소 통지서/카쉬프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