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총기난사 참사…어린이 19명 등 21명 사망

총격범은 18살 현장에서 사살돼…권총·소총으로 무차별 공격

10살 여자 아이·66살 여성 중태…총격 희생자 더 늘어날 수도

샌디훅 이후 10년만에 초등학교 참사…바이든 긴급연설 예고

범인 라모스가 범행 직전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ABC뉴스

 

24일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8명 등 최소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총격 사건 피해 현황을 발표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범인은 18살 남성…권총·소총 무장한 채 무차별 총격 추정

텍사스주 공안부는 CNN 방송에 이번 사건으로 현재까지 어린이 19명과 어른 2명 등 최소 2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현재 총 사상자수는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인명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학생 14명, 교사 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자가 더 늘었다.

애벗 주지사는 “총격범이 끔찍하게도 학생과 교사를 총으로 쐈다”고 밝혔다.

총격범 라모스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관은 AP 통신에 사건 당시 인근 국경경비대 요원들이 먼저 학교로 출동해 대응했고 바리케이드 뒤에 몸을 숨긴 라모스를 사살했다고 전했다.

다음 주 시작하는 여름 방학을 앞두고 있던 아이들은 이날 무차별 총격의 희생양이 됐다. 사망한 학생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이 학교 재학생들은 대략 600명이고, 희생자들 나이는 7∼10살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는 라모스가 권총을 마구 쐈고, 소총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인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관 2명도 총에 맞았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현장에 출동한 경찰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현장에 출동한 경찰 [AP=연합뉴스]

CNN·ABC 방송에 따르면 라모스는 직접 차를 몰고 학교에 도착해 무고한 어린이들을 향해 총을 쐈다.

그는 또 학교에 진입하기 직전에는 자신의 집에서 할머니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당국은 범행 동기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총격 사건 직후 유밸디 지역의 모든 학교는 폐쇄됐다.

방탄조끼를 입은 경찰관과 중무장 차량이 현장에 배치됐고 연방수사국(FBI) 요원들도 출동했다.

유밸디는 멕시코와 국경 지대에서 약 75마일(120㎞) 떨어진 인구 1만6000 명의 소도시다.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는 일반 주택가에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라모스의 범행 현장 비디오 캡처

◇10살 여자아이·60대 여성 중태…희생자 더 늘 수도

부상자들은 현재 유밸디 메모리얼 병원과 인근 샌안토니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하지만, 중상을 입은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희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유밸디 병원은 앞서 어린이 15명이 구급차와 버스로 이송돼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샌안토니오의 유니버시티헬스 병원은 이번 총격과 관련해 10살 여자아이와 66세 여성을 치료 중이고 모두 중태라고 전했다.

아울러 샌안토니오의 육군 의료센터도 어른 2명을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현장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현장 [AP=연합뉴스]

◇샌디 훅 이후 10년 만에 초등학교서 최악 총기 참사

미국 현지 언론들은 2012년 12월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건으로 어린이 20명, 어른 6명이 목숨을 잃었다.

AP 통신은 “10년 전 샌디 훅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 이후 미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텍사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된 학교 총기 사건이고, 10명이 숨졌던 휴스턴의 샌타페이 고등학교 총격 이후 4년 만에 참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방탄복 입고 소총으로 무장한 채 교실로 쳐들어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라모스는 이날 학교 바깥과 교실에서 총을 쐈다.

텍사스주 공안부에 따르면 그는 먼저 한 할머니에게 총을 쏜 뒤 직접 차를 몰고 달리다가 초등학교 인근 배수로에 빠졌다.

이후 차에서 내린 그는 총을 들고 학교로 향했다. 이어 학교 경찰의 제지를 뿌리치고 교실로 쳐들어가 총을 난사했다.

공안부는 라모스가 방탄복에 백팩을 맨 차림이었으며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라모스가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살았으며 학교에서는 심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친구인 샌토스 발데스 주니어는 워싱턴포스트(WP)에 라모스가 최근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바이든 긴급 연설 예정…조기 게양 지시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귀국하는 대로 긴급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총격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무분별한 폭력에 따른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라고 말했다.

총격으로 숨진 4학년 교사 이브 메렐레스/Daily Mail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