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물 나도 벅벅 긁는 소양증…온수목욕하면 병 키운다

눈꺼풀부터 콧구멍, 항문까지 민감한 부위에 증상

스테로이드연고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피부 얇아져

 

참기 어려운 가려움증 때문에 몸을 배배 꼬거나 시선을 피해 구석자리에서 피부를 벅벅 긁게 만드는 질환이 소양증(Pruritus)이다.

소양증은 신체 표면을 긁거나 비벼대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불쾌한 감각이다. 이 가려움증은 긴장하거나 불안감, 공포감을 느낄 때 증상이 더 심해진다. 정신 건강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소양증에 의한 가려움증은 눈꺼풀 주위와 콧구멍, 귓구멍, 항문, 성기 등 민감한 신체 부위에 잘 나타난다.

이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물리적 요인은 온도와 습도, 전기 자극이다. 화학적 요인은 산과 알칼리, 니켈이다. 기계적 자극은 진동과 압력, 가벼운 접촉, 외부에서 가해지는 압력이다. 아스피린이나 코데인 등 약물을 복용하거나 햇빛에 노출될 경우, 심리적인 불안도 영향을 미친다.

병원에서 소양증을 진단할 때는 가려움증이 신체 일부 또는 전체인지 살펴본 뒤 특정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이후 혈액과 갑상선 검사, 기생충 검사, 혈당 검사, 소변 검사, 가슴 엑스레이 촬영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소양증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도 다양하다. 우선 만성신부전과 만성 혈액투석 등 신장질환이 많다. 전신성 홍반성 낭창과 건성 증후군,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을 포함한 내분비질환, 구충과 옴 등 기생충 감염, 당뇨병도 관련이 있다.

여기에 철결핍성 빈혈, 비만세포증, 파라프로테인혈증 등 혈액질환과 후천성 면역결핍증도 연관된 질환으로 꼽는다. 소양증에 걸란 뒤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감을 느끼면 가려움증을 느끼는 피부를 더 세게 긁게 된다. 이로 인해 피부에 인위적으로 손상을 입힐 정도로 긁는 행동을 한 뒤에야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 병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은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자주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도 화학섬유 등으로 만든 옷을 입지 않는 게 좋다. 매일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거나 술과 매운 음식을 즐기는 것도 병을 키운다.

약물 치료는 칼라민 연고(calamin lotion), 항히스타민 연고제 등 도표용 치료제를 처방받거나, 갑상선 치료제를 포함한 경구용 치료제를 투약할 수 있다. 광선치료도 이뤄진다.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의사 진단 없이 집에서 쓰던 스테로이드 계열 연고를 무심코 사용하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특히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려는 목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며 “이는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행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