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써봤어요] 새로워진 다이슨 청소기

빗자루 형태의 옴니 글라이드·가벼운 디지털 슬림

가전제품을 살 때, 주변에서 사용해 본 사람의 이야기나 영상을 주로 참고한다는 말에 직접 사용해보고 체험해본 생생한 리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수치를 곁들이기보단 실제 접한 주관적인 느낌을 지인에게 묘사해주는 듯한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진짜 새로운 제품이라고 할 만하네”

다이슨은 7월 23일 무선 청소기 신제품 2개를 선보였다. 신제품이라 해도 기대는 없었다. 큰 달라짐 없이 출시연도만 새로운 제품이 ‘신제품’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까.

다이슨 옴니 글라이드는 이렇게 눕혀져 침대 아래 같은 곳도 청소가 편하다. 먼지가 전부 침대 밑에서 나온건 아니다.

 

이런 생각은 실제로 제품을 만나고 나선 사라졌다. 정말 새로운 제품이라고 느낀 것이다.

코드 회수 버튼을 누르면 전선이 ‘도로록’ 소리를 내면서 말리던 유선 청소기(캐니스터 방식)의 시대를 지나 본격적인 핸디 타입 무선 청소기 시대가 열린 지 10여 년이 지났다. 그 기간에 정형화된 무선 청소기의 형태가 자리를 잡았다. 본체에 먼지 통이 달려있고 그 아래에는 방아쇠형 손잡이가 달려있으며 배터리도 함께 있어 약간은 무거운, 총신이 긴 총을 닮은 형태가 우리가 무선 청소기라고 하면 떠올리는 전형적인 모습이 됐다.

다이슨이 내놓은 두 청소기는 하나는 형태의 측면에서 하나는 무게의 측면에서 전형성을 탈피했다. 전형성을 탈피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것을 통해 사용자들의 편의가 높아졌다는 사실이 포인트다.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이 크리스마스날 빗자루로 청소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는 ‘다이슨 옴니-글라이드™’는 총을 닮은 형태에서 벗어나 인류 청소역사에서 가장 친숙한 도구인 빗자루로 돌아갔다.

‘다이슨 디지털 슬림™’은 형태는 비슷하지만 무게를 기존 V11대비 30% 줄여 1.9㎏이라는 가벼움을 구현했다. 정말 가볍다.

다이슨 전방향 플러피 클리너 헤드. 전후좌우로 유연하게 움직이는 구조와 헤드에 달린 바퀴들이 자유롭게 움직여 360도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침대 밑 가구다리 사이사이 청소하기 편한 다이슨 옴니-글라이드™

“제임스 다이슨이 크리스마스날 빗자루로 청소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에서 탄생했습니다.”

다이슨 관계자가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밝힌 옴니 글라이드 개발의 비하인드 스토리다.

이 제품의 강점은 바로 그 형태에 있다. 어릴 적 학교나 군대에서 마당을 쓸던 빗자루를 떠올려 보자. 빗자루는 앞뒤좌우가 따로 없다. 막대기 형태라 손목에 무리가 덜 가고 주차된 차 아래나 침대 아래처럼 바닥과 높이가 낮은 곳도 집어 넣어 청소를 할 수 있다.

옴니 글라이드는 그런 장점을 그대로 갖는다. 원통형으로 돼 있는 손잡이는 손목에 부담을 덜 줌과 동시에 청소기를 360도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는 베이스가 된다. 또 청소기를 바닥과 180도 평행하게 눕힐 수 있어 침대 아래에 있는 먼지를 청소하기도 편하다.

전후 좌우로 구부려지는 ‘전 방향 플러피 클리너 헤드’가 있어 실제 사용을 하면 곡선이나 의자나 책상의 다리가 많은 공간에서 기존 무선 청소기보다 청소하기가 쉽다.

그리고 무선청소기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버튼으로 전원을 켜고 끄는 방식이다. 버튼을 한번 눌러놓으면 다시 누르기 전까지 청소기는 계속 작동한다. 트리거 방식이 아니라 손에 무리가 덜 가고 이 손에서 다른 손으로 옮기는 중에도 계속 청소를 할 수 있다. 전원버튼과 함께 ‘MAX’ 버튼이 있어 흡입력을 조절이 가능하다.

본체와 연결하는 청소봉은 365㎜과 420㎜ 두 가지가 있어 사용하는 사람과 사용 장소에 따라서 길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충전·거치방식은 충전기를 벽에 부착하고 그곳에 꽂아 충전하는 식이다. 벽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은 스티커 방식과 나사 방식 두가지로 돼 있어 소비자가 벽에 구멍을 내기 싫을 경우까지 꼼꼼하게 챙겨준다.

이 제품은 기존에 무선 청소기가 있는 사용자도 세세한 청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 세컨 청소기로 구매를 해도 좋을 듯 싶다.

2㎏ 아령보다 가볍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역시 최고의 변신은 다이어트…다이슨 디지털 슬림™

옴니 글라이드가 제품 형태에 변화를 줘 혁신을 했다면, 디지털 슬림은 무게를 줄이는 방식으로 혁신을 했다.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계도 다이어트를 하는 게 쉽지는 않다. 부피와 무게를 줄이면서 청소성능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디지털 슬림의 청소 성능은 훌륭하다. 집에서 일상적인 청소를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본체 LCD 스크린에 있는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녹색의 ‘일반모드’ 하늘색의 ‘미디엄 모드’ 빨간색의 ‘부스트 모드’로 흡입력을 선택할 수도 있다.

완전충전을 하고 직접 사용해봤을 때를 기준으로 일반모드는 40분이상, 미디엄 모드는 20분 이상, 부스트 모드는 7분 이상 청소가 가능했다.

슬림한 형태의 헤드도 무게를 줄이는데 한몫했고, 플라스틱 커버가 헤드의 윗부분까지만 감싸고 있어 벽에 딱 붙여서도 청소가 가능했다. 이렇게 줄인 무게 덕에 총 형태로 청소기를 잡고 있어도 손목에 걸리는 부담은 훨씬 덜하다고 느껴졌다.

모터 소리가 기존 다이슨 제품에 비해 확연히 부드러워졌다는 점도 디지털 슬림의 장점이다. 기존 제품은 ‘나 청소하고 있다’는 존재감을 엄청나게 뿜어냈다면, 디지털 슬림의 경우 훨씬 조용하고 부드러운 존재감을 나타낸다.

거치방식은 두가지로 벽에 부착하는 방식의 거치와 함께 들어있는 ‘슬림 독’을 조립해 거치하는 방식이 있다. 벽에 부착하는 방식으로는 두개의 툴을 함께 걸어 놓을 수 있고, 스탠드 형태인 독에는 하나의 툴만 설치가 가능하다.

독의 경우 다이슨 디지털 슬림 플러피+와 플러피 프로 모델에만 해당하는 사양이다.

다이슨 디지털 슬림 구성품과 완충 이후 일반(에코)모드로 사용중인 LCD 화면. 빨간 버튼을 누르면 모드가 바뀐다.

 

◇어두운 곳에서도 빛나는 툴…툴호환·청소통비우기는 아쉬워

두 제품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를 많이 생각했다는 점을 느낀 또 다른 부분은 ‘라이트 파이프 크레비스 툴’이다. 기존 좁은 공간을 청소하기 위한 크레비스 툴에 LED 라이트를 장착해 어두운 부분을 청소할 수 있게 밝혀줘 틈새에 먼지가 잘 빨려들어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완전히 새롭다는 것과 함께 장점이 많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첫번째는 기존 다이슨 제품들과도 그리고 옴니 글라이드와 디지털 슬림간에도 툴들이 서로 규격이 달라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소기에서 빛이 난다 빛이나(라이트 파이프 크레비스 툴)과 가구 사이를 휘젓는 옴니 글라이드

 

옴니 글라이드는 두개인 봉을 제외하고 5개의 헤드 툴이 있고, 디지털 슬림은 7개의 툴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상황에서 최적의 청소를 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향후에는 규격을 통일하고 본체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가격을 낮추는 방식을 고려해보면 좋을 듯 싶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청소통을 비우고 본체와 완전히 분리해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고 먼지가 많이 날린다는 점이다.

미세먼지가 많은 요즘 청소통을 열고 본체에서 밀어내는 방식은 청소하며 모아놓은 먼지를 다시 날려버릴 가능성이 있다. 또 큰 먼지와 달리 작은 먼지나 뭉친 먼지, 머리카락은 통을 몇차례 왔다갔다 해도 제거가 되지 않아 결국 손으로 빼내야한다.

청소통과 필터를 본체에서 완전히 분리해 물로 세척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분리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마지막으로는 안내 설명서에 어떤 파츠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청소통과 필터, 헤드 클리너 분리 방식이 기재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뉴스1=권구용 기자

청소통에서 잘 빠지지 않는 먼지들. 손으로 잡아빼야 한다. 다이슨 청소통은 완전 분리 이후 물 세척이 가능하다. 방법은 사진에 나온 통에 있는 빨간 부분의 화살표를 살짝 밀어주거나 ‘1’표시를 눌러주면 된다. (왼쪽 위아래는 옴니 글라이드 오른쪽 위아래는 디지털 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