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칠면조 사냥이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로 육류생산 줄어…”내 고기는 내가 잡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육류 공급망이 붕괴하자 직접 먹이 사냥에 나서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육류 가공업체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격리되면서 일손이 부족해 공장 가동 시간이 줄었고, 수요 측면에서는 봉쇄와 해고로 시간은 많고 월급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서부 미네소타부터 남서부 뉴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사냥·낚시 단체에 따르면 사냥 자격증과 허가 신청서에 대한 요청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애나주에서는 칠면조 사냥 시즌 첫 번째 주에 사냥 자격증 신청이 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총기류 업체들의 생산량이 늘어났고, 연방수사국(FBI)에서 총기 소지 허가를 위한 신원 조회도 3월에만 374만건으로 월 단위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2016∼2020년 연방 어류·야생동물관리국(FWS)에 따르면 사냥 인구는 젊은 층이 새롭게 유입되지 않으면서 2%(25만5천명)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반등한 것이다.

조지아주에서는 칠면조 사냥 인구가 지난해와 비교해 47% 늘었으며, 사냥 시즌 초기 23일 동안 칠면조 개체 수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포획량은 26% 늘었다고 조지아대와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이 보고했다.

뉴멕시코 한 병원의 한 응급실 관리 직원은 사냥총은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야생에서 자란 살코기가 풍부한 사슴을 냉장고에 채워 넣기 위해 생애 최초로 사슴 사냥 허가를 신청했다.

또 한 중학교 교사는 식량 조달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에서 마음을 쇄신하기 위한 목적으로 야생 칠면조를 사냥하고 있다.

워싱턴주에서는 3월25일∼4월26일 밀렵 단속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3건에서 10건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인 16.7%가 갑자기 실직 상태에 빠짐에 따라 음식 부족의 우려가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에도 미국에서 음식이 부족한 인구는 11.1∼12.5%에 달했으며, 최근 이 비율이 25%로 급증했다.

특히 이민자나 흑인, 북미 원주민, 영·유아를 보육하는 가정주부, 짬짬이 일하는 이른바 임시직 노동자들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칠면조 사냥 장면(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