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악마의 삶 멈춰줘 감사” 당당

검찰 송치 전 포토라인에 모습 드러내

고개 빳빳이 들고 “사죄의 말씀 드린다”

갑자기 “손석희 사장에 미안” 횡설수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뉴스1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공유방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진 ‘박사’ 조주빈씨(25)가 성폭력범으로는 처음으로 취재진에게 얼굴이 공개됐다.

자주색 티셔츠를 입고 수갑을 찬 조씨는 25일 오전 8시쯤 검찰에 송치되기 전 서울 종로경찰서 1층 로비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목 보호대를 찬 조씨는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질문에 “손석희 사장, 윤장현 시장, 김웅 기자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음란물 유통 혐의 인정하냐”살인모의혐의 인정하나”범행 왜 했나”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나”갓갓을 아나”미성년자 피해자 많은데 죄책감 안느끼나’라는 취재진의 이어진 질문에는 말 없이 앞만 쳐다보고 후송차에 올라탔다.

조씨는 호송차에 옮겨탈 때까지 시종일관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다소 체념한 듯한 표정이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당당한 모습이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법) 제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근거해 조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유포해 범행 수법이 악질적이고 반복적이다”라며 “아동청소년을 포함해 피해자가 무려 70명에 이르러 범죄가 중대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조씨는 1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받을 때는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 노출을 막고 취재진의 접근을 최대한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23일 언론 보도로 조씨의 이름과 얼굴이 일부 노출됐지만 수사당국에 의한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등의 혐의로 구속돼 이날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조씨는 이날 오전 8시41분께 구치감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별관 1층 입구에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모습이 포착됐으나 얼굴을 드러내진 않고 뒷모습만 보였다.

전날 검찰은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들어 조씨에 대해 포토라인을 운영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조씨는 ‘손석희 사장을 언급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박사방을 함께 운영한 사람이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갔다.

한편 SNS상에는 손석희 사장 등을 지명한 해당 발언이 회자되며 “뜬금없이 저 세 사람을 왜 등장시키지?” “손석희? 김웅? 무슨 말인지?” “이해가 엇갈리는 인물을 인용해서 사람들 헷갈리게 하네” “수수께끼를 던지는 거지. 영화 많이 봤네” 라며 누리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조씨가 어떤 맥락에서 이들을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도 역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모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이 특정인물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중적일 뿐 아니라 허세가 심한 사람이다. 본인을 과장되게 보여주고 싶어 피해자 언급하지 않고 유명인 언급하며 나도 이런 사람들과 동격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듯 하다”고 말했다.

또한 손석희 사장과 김웅 기자는 지난해 1월 갈등을 빚었기 때문에 그 둘을 묶어서 예상하기에도 사실 공통 분모가 매우 약하다.

당시 김웅 기자는 손석희 사장이 마포구 한 술집에서 자신을 폭행했다며 고소했고, 손 사장은 공갈미수·협박으로 대응한바 있다.

검찰은 올해 1월 손석희 사장에 대해 폭행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 보도금지의무위반 혐의로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김웅 기자는 공갈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조주빈은 지난해 12월 개인방송을 하는 모 기자에게 접근해 정치인의 정보가 담긴 USB를 넘기겠다며 150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뉴스1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가운데 경찰서 앞에서 조주빈 및 텔레그램 성착취자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