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누리 ‘기적생환’…애태웠던 11일, 무슨 일 있었나

위치추적 불가·작은 흔적도 안나와 범죄 연루 가능성 제기도

장마·폭염에도 연인원 5700여명 수색…“간절한 바람 이뤄져”

충북 청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됐던 조은누리양(14)이 11일 만에 기적적으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조양의 실종부터 발견까지 11일 동안 가족과 시민을 비롯해 수색에 참여한 경찰과 소방대원, 군인 등 많은 사람들이 애를 태우며 무사히 돌아오길 기도했다.

지적장애 2급인 조양은 지난달 23일 오전 어머니와 지인 가족 등 11명과 함께 여름휴가차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의 한 야산을 찾았다.

일행과 무심천 발원지를 찾아 야산을 오르던 조양은 “벌레가 많다”면서 먼저 하산했다.

이 모습을 마지막으로 조양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수색에 나섰다.

실종 첫날부터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이용해 수색을 벌였지만 어떤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조양은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아 위치 추적도 불가능했다.

수색 이틀째인 지난달 24일에는 경찰력 150여명과 소방 60여명이 실종지점 인근을 수색했지만 여전히 조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결국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지역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실종 11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조은누리양(14)이 2일 들것에 실려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시민들과 충북도교육청 소속 직원 등은 SNS로 실종전단을 공유하며 조양의 무사생환을 기원했다.

지난달 25일에는 경찰력 100여명과 소방 20여명에 37보병사단 병력 100여명도 수색에 동참했다.

이날 청주에 90㎜ 상당의 비가 내리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색대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실종 4일째에도 군·경·소방 등 220여명이 투입됐고, 경찰이 인근 도로 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해 분석했지만 별다른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간부회의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희망과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힘을 보태자”고 당부했다. 도교육청은 수색현장에 천막을 설치해 수색대 지원에 나섰다.

실종 5일째인 지난달 27일에는 군·경·소방 240여명과 드론 8대가 수색에 투입됐다.

이날부터 충북산악구조대 25명과 의용소방대 50명 등 민간단체에서도 수색을 도왔다.

한범덕 청주시장 등도 현장을 방문해 수색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을 약속했다.

실종 6일째에는 산악바이크 동호회 등도 수색에 힘을 보탰고, 7일째인 지난달 29일 산악수색에 능통한 특전사 등의 투입이 검토됐다.

청주시는 관내 경찰서와 민간단체, 해당 부서장 등이 함께하는 긴급 연석회의와 읍·면·동장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조양 수색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30일 특공·기동부대원 250명이 수색현장에 추가로 투입됐다.

군·경·소방과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조양의 생환을 기원했지만 흔적조차 나오지 않으면서 범죄 연루 가능성도 제기됐다.

신희웅 청주상당경찰서장도 언론 브리핑에서 “조양 실종 첫날부터 지금까지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이용, 여러 차례 정밀 수색을 했지만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하면서 사건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달 31일에는 아동청소년 심리 전문의인 대학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와 특수학급 담임교사, 언어치료 교사 등도 수색 현장을 찾았다.

경찰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조양의 행동패턴 등을 통해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이날도 군·경·소방과 행정기관 등 500여명이 실종지점 인근을 수색했고, 9마리의 수색견이 투입됐지만 조양을 찾지 못했다.

정상혁 보은군수와 공무원 110여명, 보은경찰서 경찰력 130여명은 실종지점과 인접한 보은군 회인면 쌍암리 임야를 중심으로 수색에 동참했다.

실종 10일째인 지난 1일에는 대전과 충남지방경찰청도 인력을 지원해 모두 1200여명이 수색에 나섰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현안회의에서 수색현장 급식 지원 등을 지시했고, 충북도교육청은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비’로 1500만원 마련해 수색활동 예산을 지원했다.

농협중앙회 충북지역본부도 청주시 전 지역 NH농협은행 및 농‧축협 등 60여개 금융점포와 15개 하나로마트 매장 실종 전단지를 게시하는 등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힘을 보탰다.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2일에도 경찰력 724명, 군병력 530명, 소방 26명 등 1290명이 희망을 놓지 않고 수색을 이어갔다.

수색견도 22마리가 투입됐다.

그리고 이날 오후 2시35분쯤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군 수색대와 수색견이 조양을 발견했다.

처음 실종된 청주시 가덕면 현장과는 직선거리로 1.4㎞ 가량 떨어진 곳이다.

길을 잃고 산속에서 헤매다 더욱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양은 발견 당시 탈진한 상태였지만 의식과 호흡이 뚜렷했다.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도운 끝에 11일 만에 기적적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

조양은 구급차를 타고 청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건강상태 등을 확인 중이다./뉴스1

산악수색 작전에 특화된 특공대와 기동대 장병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야산에서 실종된 조은누리양(14) 수색작업에 투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