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수준’ 허리케인 오는데 골프?

트럼프 대통령 지난 31일 여배우와 라운딩

백악관 “골프장서 매시간 보고 받았다” 해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강력 허리케안 ‘도리안’이  상륙을 앞둔 비상상황에서 여배우 데브라 메싱 일행과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 이후 212차례나 골프를 친 ‘골프광’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와 더힐 등에 따르면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1일 오전 허리케인 도리안이 ‘재앙 수준'(catastrophic)의 파괴력을 갖게 됐다며, 등급을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2일과 3일 새벽 ‘도리안’이 플로리다 중심부를 휩쓸고 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주당국은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내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도리안은 완전한 괴물(absolute monster)이 될 것” “매우 위험한 5등급 폭풍이다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등 게시글을 올렸지만 정작 자신은 버지니아주 소재 골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전용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 긴급 복귀해 대비 태세 점검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헬기를 타고 4시간이나 떨어진 버지니아주 스털링 골프클럽으로 이동했다.

더힐이 CNN을 통해 입수한 동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버지니아 스털링 골프클럽에서 검은색 모자를 쓴 채 흰 티셔츠와 황갈색 바지를 입고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논란이 불거지자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내내 허리케인과 관련해 매시간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골프를 치면서도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관계자로부터 허리케인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0분쯤 골프장을 떠나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해 예정돼 있던 전체 브리핑을 받았다.

같은 시간 피트 게이너 FEMA 청장 대행도 워싱턴을 떠나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게이너 청장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코스를 추적하는 웹사이트 ‘트럼프 골프 카운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212차례 골프를 쳤다. 앞서 5월 허핑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골프 여행에 투입된 세금만도 1억200만달러(약 1235억원)에 달한다고 한다./뉴스1

지난 2012년 7월10일 아일랜드에 위치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폴리티코)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