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면 ‘아이언맨’처럼 힘이 불끈?

초경량 ‘입는 로봇’ 개발…산업에도 적용

중앙대·하버드대 연구진 ‘사이언스’ 발표

파킨슨병·뇌졸중 등 재활치료 일조 전망

옷처럼 간편히 입으면 걷거나 달릴 때 힘이 덜 들게 도와주는 초경량 ‘엑소슈트'(외골격로봇)가 개발됐다.

이기욱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위스연구소의 코너 월시 교수, 김진수 연구원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이 같은 다목적 휴대용 엑소슈트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뇌졸중 등을 겪은 환자의 보행 재활을 돕기 위한 의료용 엑소슈트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상용화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엑소슈트는 무겁고 부피가 커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활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엑소슈트는 천과 같은 부드러운 소재와 와이어 등을 활용해 가볍고 단순하게 만들어 걷거나 달릴 때 필요한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 엑소슈트는 총 무게 5kg에 상체에 입는 조끼와 허리와 허벅지에 차는 벨트 형태로 만들어졌다. 조끼에 달린 두 개의 전기모터가 허리와 허벅지 벨트 사이에 인장력을 가해 고관절과 둔부 근육에 힘을 보태는 원리다.

연구진은 실험결과 초속 1.5m 속도로 걸을 때 신진대사량이 9.3% 감소됐고, 초속 2.5m 속도로 뛸 때는 신진대사량을 4%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걸을 때는 7.4kg, 달릴 때 5.7kg 무게의 짐을 덜어내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 엑소슈트는 걸을 때와 달릴 때 각기 다른 작동 프로그램이 필요했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엑소슈트는 센서로 움직임을 추적해 자동으로 프로그램이 전환되도록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휴대용 웨어러블 로봇이 여러 활동을 지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신체적으로 상해를 입을 위험이 있는 산업 종사자들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뉴스1

국내 연구진과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초경량 엑소슈트의 모습. (출처 : 하버드 대학교 위스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