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19 ‘대유행’ 단계 접어든 듯

하루새 확진 8명 늘어…대유행 직전 ‘지역감염’ 단계

일본에서 크루즈선 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새 8명 추가되면서 코로나19가 본격적인 지역감염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감염을 ‘대유행’ 직전 단계로 보고 있다.

◇ 크루즈선 제외 하루새 8명 확진

14일 NHK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하루 동안 일본인 8명에 대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후생성에 따르면 △와카야마현에서 70대 남성 △오키나와현에서 60대 여성 △도쿄에서 50대 여성과 70대 남성 △홋카이도에서 50대 남성 △아이치현에서 60대 남성 △가나가와현에서 30대 남성 △3번째 전세기 귀국자 중 60대 여성 등이 모두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세기를 통해 우한에서 귀국한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일본 내 감염이고,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미 일본 내에서는 손을 쓸 수 없을 상황까지 이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쿠 미츠오 일본 도호쿠 의대 전염병 전문 특임교수는 “일본에서는 언제 어디서 감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가나가와현에서 나온 확진자는 일본 요코하마항 인근에 정박해 있는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나온 환자를 이송하다가 감염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남성은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보건 인력의 안전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확진자는 크루즈선 내 확진자 218명까지 포함해 총 259명으로 늘어났다.

◇ 전문가들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

일본에서 코로나19의 ‘국내 감염’ 추정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이미 ‘대유행’ 단계에 진입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1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오시타니 히토시 도호쿠대 교수는 “중국인과의 접촉이나 중국 방문 이력이 없는 감염자가 나왔다면 3차 감염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시중에 바이러스 감염이 퍼져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전날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등지에 다녀온 적이 없는 가나가와현 거주 80대 여성이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폐렴 등 합병증으로 숨졌다.

또 같은 날 이 여성의 사위인 도쿄도 거주 70대 남성(택시운전사)과 와카야마현 거주 50대 남성(의사), 지바현 거주 20대 남성(회사원)이 각각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역시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특히 택시운전사인 70대 남성 확진자의 경우 발열 증상을 보인 지난달 29일로부터 바이러스 잠복기인 2주 전까지 공항에 간 적도 중국인 등 외국인을 태운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본의 코로나19가 대유행 직전 단계인 지역감염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레브리핑에서 “(일본)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한 역학적 정보가 수집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유행’ 단계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