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승왕, 류현진에 밀려 불펜서 경쟁

 

야마구치 슌, 불펜에서 시즌 준비 가능성 높아

주니치스포츠 “야마구치, 중간계투 기용 결정적”

 

일본 프로야구 다승왕이 불펜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류현진(32)의 영향이다.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25일 ‘야마구치 슌의 중간계투 기용이 결정적…블루제이스, 류현진 영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류현진이 토론토에 입단하면서 야마구치의 보직이 불펜으로 결정날 것이라는 내용이다.

류현진은 지난 24일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달러(약 931억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국내에 있던 류현진은 25일 메디컬테스트와 계약 마무리를 위해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했다. 조만간 공식 계약이 발표될 예정이다.

주니치스포츠는 “야마구치의 경우 토론토 구단에 있어 위험부담이 작다. 투자액도 많지 않아 중간계투가 될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넣을 의무가 없다”고 보도한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기사 내용을 전했다.

이와 함께 “야마구치 본인은 선발 보직을 원하고 있지만, 구단 경영진은 ‘야마구치는 불펜 투수로도 훌륭하다. 팀의 선수 기용에 유연성을 더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며 야마구치의 불펜 기용에 무게를 실었다.

신문은 마지막으로 “현 시점에서 토론토의 5인 선발 로테이션은 류현진, 체이스 앤더슨, 태너 로어크, 맷 슈메이커가 거의 확정”이라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야마구치가 트렌트 쏜튼, 앤서니 케이, 라이언 보루키와 경쟁할 것”이라고 토론토 마운드 상황을 정리했다.

류현진을 선발 로테이션 맨 앞으로 언급했다. 일본에서도 류현진이 토론토의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인정한 셈. 미국 언론들 역시 류현진을 토론토의 1선발 투수로 평가하고 있다.

반대로 야마구치는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9시즌 일본 최고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맹활약한 야마구치로서는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2019시즌 야마구치의 성적은 26경기 15승4패 평균자책점 2.91(170이닝 55자책), 188탈삼진. 다승과 탈삼진 두 부문 센트럴리그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은 리그 3위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 한 자리를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토론토가 류현진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야마구치에게 선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었다. 선발 한 자리에 더 공백이 생기기 때문. 그러나 류현진이 단숨에 토론토의 에이스 자리를 꿰차면서 2년 600만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규모의 계약을 맺은 야마구치는 빅리그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한 투수 류현진이 입단식 및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