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연의 미국정치 이야기 3] 같은 민주당?…색깔은 천차만별

 

미국의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의 역사 및 계파에 대해 다뤄볼 생각입니다. 우선 민주당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2020년 대선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후보가 몇명이나 될까요? 16일 뉴욕시장인 빌 드 블라시오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모두 23명으로 늘었습니다. 연방 상원의원 7명, 하원의원이 4명이고 주지사도 2명이 뛰어들었습니다. 또한 아시아계 기업가인 앤드류 양과 베스트셀러 작가인 매리언 윌리엄슨 등 비(非) 정치인까지 다양한 후보들이 있습니다.

출신과 직책보다 더 다양한 것은 후보들의 정치적, 이념적 스펙트럼입니다. 공공연히 “나는 사회주의자(Socialist)”라고 말하는 버니 샌더스나 개혁주의자이면서 좌익 포퓰리스트(Left-wing populist)로 분류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아프간 참전용사 출신의 커밍아웃한 게이인 피트 부티지지(인디애나 사우스 벤드 시장), 그리고 전 부통령이며 36년간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조 바이든까지 각양각색입니다. 나이로는 37세의 부티지지와 77세의 샌더스가 무려 40년 터울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계파가 존재하지만 주류는 여전히 중도주의자(Centrist Democrats)들입니다. 말 그대로 ‘왼쪽’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온건한 입장을 띠고 경제이념으로는 자유시장을 지지하는 전략입니다. 이들은 레이건 대통령 당시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하며 민주당의 존립기반이 흔들리자 공화당의 ‘오른쪽’ 정책까지 포용하는 ‘제3의 길’을 주창했습니다.

이때부터 자신들을 ‘새 민주당원(New Democrats)’이라고 불렀고 지금도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새 민주당원’들은 1980년대말부터 민주당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빌 클린턴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배출해 12년 공화당 집권을 깨뜨립니다. 그래서 이들을 클린턴 민주당원(Clinton Democrats)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계파로는 결국은 클린턴의 뒤를 잇는 New Democrats입니다.

New Democrats의 대스타 2명.

 

재미있는 사실은 조 바이든 후보가 클린턴이나 오바마보다 훨씬 먼저 New Democrats를 이끌던 초기 지도자였다는 것입니다. 1973년 30세에 역대 6번째로 젊은 상원의원이 된 바이든은 2009년까지 6선, 햇수로는 36년간 상원을 지키며 1988년에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도 했습니다.

이들은 하원에서는 NDC(New Democrat Coalition)라는 공식조직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소속의원이 101명으로 공화당의 RSC(Republican Study Committee)에 이어 2번째 큰 조직입니다. 또한 ‘제3의 길'(The Third Way)과 NDN(New Democrat Network)이라는 싱크탱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이념 스펙트럼에 따라 왼쪽부터 순서대로 민주적 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m), 개혁주의(Progressivism), 진보주의(Liberalism) 등이 있습니다. 또한 민주당 내에도 보수주의(Conservatism)가 존재합니다.

현재 여론조사로는 주류에 속하는 조 바이든 후보가 가장 앞서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바이든과 붙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도주의를 벗어나는 분위기가 확연합니다. 지난 2016년 버니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켰듯 이번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습니다. 예전보다 더욱 급진적인 색채를 띤 민주당의 새 물결이 ‘트럼프 시대’라는 특수 상황을 이겨내고 New Democrats 의 아성을 무너뜨릴지가 이번 민주당 경선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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