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에 불붙은 화약고…개솔린값 더 뛰나

미국-이란 전면 대결 양상으로 국제유가 상승세

호르무즈 해협 봉쇄하면 최악…올해 전망은 ‘안정’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양국간 긴장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국제 유가에도 단기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중동의 화약고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최근 상승세인 휘발유 가격에도 단기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최악의 국면을 피할 경우 국제 유가가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향후 중동 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지난 3일 전날 대비 배럴당 1.87달러 상승한 63.0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2.35달러 올라 68.6달러를 기록했다. 애틀랜타 주유소 개솔린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주에는 개솔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희진 연구원과 오정석 전문위원도 3일 보고서를 통해 중동 정세불안으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을 지적했다. 금융센터는 국제 유가 강세 요인으로 중동 불안, OPEC+의 감산목표 준수,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지목했다.

금융센터는 “미국 이란 갈등 심화 등 중동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는 단기적으로 상승모멘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동 지정학적 불안이 유가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중동 사태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이란이 최후의 수단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의 카드를 꺼내게 되면 국제 유가는 다시 한 번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남부에 위치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협으로 너비는 약 50km다.

이 해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 등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배에 실려 세계 곳곳으로 운반된다. 만약 해협이 폐쇄될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30% 이상에 운송차질이 발생한다.

그러나 올해 전체 유가 전망을 보면 중동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가 급등세는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황 연구원은 “중동 긴장은 유가 하방경직성 강화 요인”이라면서도 “미국을 비롯한 논 오펙(Non-OPEC) 공급 증가세 등으로 WTI가격이 (배럴당)65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중장기 수급 상황은 공급 증가가 수요를 웃돌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며, 국제에너지기구(IEA)도 OPEC+의 추가 감산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1분기 70만배럴의 초과공급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국경지대의 분쟁이 해결되면 원유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분쟁 해결로 기대되는 일평균 산유량 증가량은 50만배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