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의 중심 ‘빌더버그 회의’ 아시나요

미주-유럽 등 서방 엘리트들 매년 비공개로 모임

스위스서 2일까지…미국선 폼페이오-쿠슈너 참석

조지아주 스테이스 에이브럼스도 초청받아 주목

첫 회의가 열렸던 빌더버그 호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함께 ‘빌더버그 회의'(Bilderberg Meetings)에 참석한다.

빌더버그 회의란 주로 서방의 정·재계 거물과 왕실 인사, 각종 지식인들이 참석하는 비공개 연례 행사이며 언론의 출입이 완전히 금지된다.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유럽 순방길에 올랐으며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리는 빌더버그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빌더버그 회의 웹사이트를 보면 쿠슈너 선임고문도 참석자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다.

빌더버그 회의는 지난 1954년 네덜란드 빌더버그 호텔에서 첫 행사가 열린 뒤 지금까지 매년 이어져 오고 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이 참석하는데도 언론에 전혀 공개되지 않고 회의 내용도 비밀에 부쳐져 ‘세계 정복을 꿈꾸는 사악한 집단들의 모임’이라는 음모론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 모임이 각국 정부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해 세계 정세를 좌우하려 한다는 음모론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이 모임에 참석한 뒤 얼마 뒤에 정권을 잡게 된 인물이 몇 있었던 것도 음모론을 키운 요소 중 하나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총리에 당선되기 몇 달 전인 2005년 이 회의에 참석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아칸소 주지사 시절인 1991년 이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었다.

현직 국가 수반으로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적어도 1번 이상 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WP는 폼페이오 장관과 같은 현직 미 정부 인사가 빌더버그 회의에 참석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지만 비교적으로 드물다고 봤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8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이 버지니아주 챈틸리에서 빌더버그 회의가 열렸을 때 참가자 명단에 올랐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빌더버그 회의에 참석한 미국 고위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이 모임이 또다시 챈틸리에서 열렸을 때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도 참석자 명단에 있었다.

매년 빌더버그 회의에는 약 130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가운데 약 3분의 2는 유럽에서, 나머지 3분의 1은 북아메리카에서 온다.

올해 참석 명단을 보면 지난해 11월 조지아 주지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마한 민주당 소속 스테이시 에이브럼스도 있다. WP는 “주최측이 신선한 인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사전에 공개된 이번 회의 주제는 △유럽의 미래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중국 △러시아 △자본주의의 미래 △브렉시트 △인공지능(AI) 윤리 △소셜미디어의 무기화 △우주의 중요성 △사이버 위협 등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에 이란에 대한 압박 캠페인 강화 차원에서 독일·스위스·네덜란드·영국을 순방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초에도 유럽 순방을 했지만 독일 방문을 돌연 취소했었다. 그는 오는 31일 베를린에서 마스 하이코 독일 외무장관과 회동한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빌더버그 회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