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자 70% “트럼프 2020년 승리”

민주당선 바이든 인기 최고…워런은 “무서운 후보”

월스트리트 투자자 10명 가운데 7명꼴로 오는 2020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예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CNBC에 따르면, 국제 투자은행 RBC가 지난 3월 월가의 자산 전문 기관투자가 14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70%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예상했다.

야권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가장 주식시장에 친화적인 인물로 평가됐다.

로리 칼바시나 RBC 자산전략부문 총괄은 “조사 응답자의 67%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주식시장을 고려했을 때 가장 받아들일 만 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다른 (야권) 후보들은 의미있는 지지율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RBC의 조사는 지난 3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법무부에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를 제출한 뒤에 실시됐다.

미국 대선은 금융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자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이틀간 450포인트(p)올랐고, 연말까지는 약 8% 수직상승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개혁과 대규모 지출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꼭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니라고 CNBC는 설명했다.

만일 주식시장에 친화적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 나서지 않거나, 그가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면 주식시장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RBC는 분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외에 다른 민주당측 후보들이 주식시장에 다소 더 적대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 다음으로 월가의 지지를 받은 야권 후보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다. 이들의 지지율 차이는 7%p로 나타났다.

가장 주식시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야권 후보는 진보 성향이 강한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으로 조사됐다. 워런은 금융개혁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많이 내온 인사다.

하지만 미 대선에서 월가의 예상이 꼭 맞아떨어졌던 건 아니다. 2016년 대선 당시 CNBC 여론조사에 따르면 월가의 80%는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승리를 예상했었다.

또 당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공화당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의 경제 정책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케이식 전 주지사는 경선에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