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남아 돌고, 달걀은 모자라고”

학교 식당 호텔 등 닫으면서 우유, 유제품 폐기 처분까지

부활절 앞두고 달걀 수요 급증…1인당 구입 갯수 제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2대 필수 식품인 우유와 달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우유는 공급 과잉현상으로 산지인 목장과 낙농업체 등에서는 우유를 폐기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는 미 전역에 내려진 외출금지령으로 주 소비처인 학교와 식당, 호텔 등이 문을 닫으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유의 선물 가격은 지난 2016년 5월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가격인 100파운드당 13달러 수준으로 떨어졌고 치즈 선물가격도 지난 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표적 우유 산지인 위스콘신주의 목장에서는 갓 짜낸 우유를 하수구에 그냥 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 농장 주인은 “도시 소비자들을 그로서리에 우유가 없을까봐 마음을 졸이겠지만 우리는 남아도는 우유를 버리는 실정”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반면 달걀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있다. 한인 사회에서도 “이전에는 더즌(12개)에 99센트까지 떨어졌던 달걀값이 요즘은 3달러 이상으로 올랐다”는 불만이 자주 들려온다. 실제 미국 달갈 가격의 기준이 되는 ‘미드웨스트 라지(Midwest Large)’의 12개 도매 가격은 3.09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어너 배리(Urner Barry)에 따르면 3월22~28일 주간의 미국 달걀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나 증가했다. 어너 배리측은 “달걀도 화장지처럼 사람들의 불안함을 자극하는 ‘패닉 쇼핑’ 물품이 되고 있다”면서 “부활절을 앞두고 달걀 수요가 더욱 치솟고 있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웨그먼과 푸드 라이언, H-E-B 등 식품점 체인들을 한 사람이 구입할 수 있는 달걀 구입 갯수를 제한하는 등 재고 관리에 나서고 있다.

자료사진/Image by silviarita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