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폭발에 직원들 ‘증발’…모두 문닫을 판

뉴욕타임스 “항공·공연·치안 차질…자발적 운영중단 해야할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으로 미국·영국 등의 기업·공공기관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

각국 정부는 전면 봉쇄조치 도입에 선을 긋고 있지만, 기업·학교·공공기관 등이 코로나19로 인한 인력난에 대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정 기간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일손 부족 사태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는 항공업계다. 크리스마스·연말연시 여행 수요 급증에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직원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북동부 지역에 눈보라까지 불어닥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약 열흘 전만 해도 결항편 숫자는 하루 수백 편 정도에 그쳤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격리된 직원 수가 늘어나면서 해가 바뀌어도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항공업계뿐이 아니다.

공연 스태프들의 연쇄 확진 사태로 뉴욕 브로드웨이의 공연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경찰, 소방관, 구급요원뿐 아니라 전동차 운전 요원까지 부족해졌다. 뉴욕에서는 인력 부족 때문에 지하철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정말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911 신고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지난해 재택근무를 확대했던 대기업들은 새해 사무실 출근을 점차 늘리려 했으나 이 계획을 전면 취소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취소 항공편의 대체 편을 알아봐 줄 콜센터 직원부터,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돌볼 최전선의 의료진까지 일손 부족으로 불거진 문제를 해결할 그 담당자들의 인력마저 부족한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등교 수업 계획을 미루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뉴욕주의 시러큐스는 감염자 증가와 대체 교사 부족을 이유로 새 학기 개학일인 이날 수업을 취소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학생 7만5천 명은 교직원 중 감염자 증가로 인해 4일부터 화상 수업으로 돌린 뒤 10일에나 다시 대면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학군인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35만 명의 학생들에 대한 대면 수업을 결정했지만 교원노조가 반대하며 5일 원격 수업을 놓고 투표를 할 계획이다.

AP는 “일부 학군은 코로나19의 폭증으로 인해 방학을 연장하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며 “반면 다른 학군은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인식 확산 속에 대면 수업을 밀고 나갔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 종으로 확산하고 있는 영국에서도 일손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쓰레기 수거가 중단됐고 일부 기차 노선은 임시 시간표로 운행하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각 학교에 코로나19로 교사가 부족하면 합반을 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의료계는 환자 증가와 인력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몇몇 병원은 일상 진료에 차질이 있다고 선언했다.

잉글랜드 국민보건서비스(NHS) 기구를 대표하는 NHS 프로바이더스의 크리스 홉슨 회장은 런던이 먼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압박을 받았는데 약 10일 차이로 다른 지역들도 쫓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급격한 확산에도 두 나라 모두 전면 봉쇄 조치는 당분간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더 이상 봉쇄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현재 방역 규제 수준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