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여파 성탄절 ‘항공대란’…무더기 결항

나흘간 운항 취소 7천편…미국 국내·국제선 결항이 전체의 25%

항공사 직원 확진·병가로 인력난…승객들, 공항 노숙·여행 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의 영향으로 전 세계 항공사들의 비행편 취소가 잇따르며 여행객들이 큰 혼란에 빠지는 등 ‘항공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미국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23일부터 크리스마스 다음 날까지 나흘간 전 세계에서 7000편에 가까운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을 맞아 항공기 이용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항공사 직원들이 감염되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인력난이 심화한 탓이다.

앞서 23일에는 2233편이 결항했고, 26일에는 477편 운항 취소가 예고됐다.

이중 미국 국내선과 국제선의 결항 사례가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항공기 운항 지연 사태도 속출했다.

24일 하루에만 전 세계에서 1만여 편 여객기가 정시에 뜨지 못했다.

결항과 지연은 갈수록 늘고 있어 상황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오미크론 확산 이후 승무원 감소로 인해 항공편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놨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미크론과 관련해 직원 부족이 발생해 상당수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번 주 전국에 걸친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은 비행기를 운항하는 항공 승무원에게 직접적 영향을 줬다”고 밝혔고, 델타항공은 “여객기 항로를 변경하고 대체 항공기를 투입하는 등 모든 선택지와 자원을 소진했다”고 말했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은 조종사들의 병가가 증가했다면서 미국행 등 대서양을 건너는 비행기 수십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도 많은 항공사 직원들이 코로나 밀접 접촉자로 확인돼 출근을 못 하는 등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일손 부족으로 항공기 정상 운항이 어려워지자 미국 항공업계 로비단체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A4A)는 직원들의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5일로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보냈다.

여행객들은 무더기 결항 사태에 발을 동동 굴렀다.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받기 위해 미국 공항 검사소에서 180달러를 지불했던 사람들은 비행기가 뜨기를 마냥 기다리거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미국 일부 공항에서는 전날 항공기 결항으로 여행객들이 바닥에 매트를 깔고 담요를 덮은 채 밤을 보냈다.

WP는 “일부 여행객은 항공편을 다시 예약하기 위해 몸부림을 쳤고 다른 사람은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고 전했고, NYT는 “미국의 수천 명 여행객이 막판에 항공편 취소를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