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루 바이유’, 부산국제영화제서 상영

한국 개봉명 ‘푸른호수’…저스틴 전 감독 “미국 아동시민권법 바뀌는 게 목적”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지난 7월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블루 바이유(Blue Bayou)는 추방 위기에 처한 한인 입양아 안토니오(저스틴 전 분)가 자신이 선택한 가족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한국 개봉명 ‘푸른 호수’로 공식 개봉을 앞두고 13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관객을 만났다.

한인 배우이자 감독으로 이 영화를 쓰고 연출하고 출연한 저스틴 전 감독은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목적이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0년 외국 태생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아동 시민권법을 마련했다. 하지만 소급 적용이 안 돼 여전히 추방 위기에 놓인 입양인이 수만 명에 달하는 현실을 영화는 지적한다.

영화 '푸른 호수'
영화 ‘푸른 호수’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전 감독은 “추방 위험에 처한 9명을 인터뷰했고, 그들의 이야기가 녹아 들어가 대본에 섞였다”며 “초안을 만들 때마다 그들에게 피드백을 받았고, 그들의 경험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엔딩을 바꾸기도 했다”고 밝혔다.

“처음엔 공항에서 뭔가 희망적인 일이 일어나는 엔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추방 과정에서 아무런 힘이 없었다며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죠. 관객들이 우울한 엔딩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들의 피드백을 그대로 반영한 엔딩으로 바꿨습니다. 이 영화는 내 것이 아니라 입양인 공동체를 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 “이민자 문제로 언급되는 경우도 있는데, 인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시민들이 입양했고, 입양아들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영화 '푸른 호수'
영화 ‘푸른 호수’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양부모에게 학대받고 홀로 살아오며 자신에게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미국인으로 살아온 온 안토니오는 베트남 이민자인 파커와 그 가족을 만나며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게 된다.

전 감독은 “파커는 안토니오에게 거울과 같다. 파커 때문에 안토니오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며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공유하는 민족으로서 영화 속에 나오는 질문의 답을 이해하려면 비슷한 사회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이 함께 화면에 등장하는 것도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트와일라잇’에서 주인공 벨라의 친구 에릭 역으로 얼굴을 알린 저스틴 전은 LA 폭동을 다룬 흑백 영화 ‘국'(2017), 코리아타운에서 불치병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남매를 그린 ‘미쓰퍼플'(2018)에 이어 ‘푸른 호수’ 등 연출을 통해 이방인의 정체성을 성찰하는 이야기를 이어오고 있다.

전 감독은 “미국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살아가면서 ‘나는 왜 여기 있는 것일까’, ‘미국이라는 토양 안에서 우리는 삶의 뿌리를 어디에 내리고 있는 것인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하며 살아왔다”며 “내가 만드는 영화와 나를 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한국 콘텐츠에 대해 “한과 정 같은, 기본적인 인간의 감정이 드러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힌 그는 애플TV플러스에서 공개될 드라마 ‘파친코’의 공동 연출로 윤여정과 함께 부산 영도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그는 “윤여정 선생님은 잘못된 것을 타협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얘기해 바로 고치려고 하면서도, 굉장히 너그럽고 개방적이고 친절했다”며 “운이 좋았고 소중한 경험으로 간직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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