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혹시 O형이라서?…모기는 왜 나만 무나?

“전 모기 방패입니다. 저랑 있으면 다른 사람은 안 당해요.”

여름철 불청객 모기에게 집중 공격을 받는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선 요즘 고온 다습한 날씨와 장맛비로 인한 웅덩이 등은 모기에 최적인 환경인지라 밤잠을 설치게 되는데요.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모기는 대상이 1m 이내에 들어와야 눈이 제 역할을 한다”며 “그 전엔 냄새, 호흡, 습도, 열 등을 통해 먹잇감을 찾는데 특히 땀에서 나는 젖산, 암모니아성 냄새를 잘 맡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진대사가 활발하면 열·땀도 많이 나기에 성장기 아이들이나 운동 마니아 등이 주타깃이 되고, 비만하거나 임신한 경우도 같은 이유로 모기에 시달리기 쉽죠.

술 냄새 자체를 좋아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음주 후 체온이 상승하고 호흡량이 증가하게 되면 모기를 불러들일 개연성은 충분한데요.

향수 등 일부 화장품 향기도 모기의 원래 주식인 식물즙 또는 꿀과 향이 비슷해 모기를 유인할 수 있습니다.

평소 복장과 생활 습관 역시 영향을 주는데요.

모기가 빨간색, 검은색을 자신의 보호색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어두운색 옷은 피하고, 날숨 속 이산화탄소가 벽면을 타고 올라가기에 벽에 기대는 잠버릇도 고치는 게 좋습니다.

특히 혈액형이 영향을 미친다는 속설이 유명한데요.

지난 2004년 일본 해충방제기술연구소 실험 결과 O형인 사람이 A형이 비해 2배 가까이 더 모기의 피해를 입었다고 결론 냈기 때문이죠.

당시 피실험자가 64명에 불과했던지라 그 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반면 모기가 선호하는 체취는 따로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영국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연구팀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는 모기에게 엇비슷하게 물린 반면 이란성은 최대 50%까지 물린 정도에 차이가 났습니다.

유전자에 따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다르고, 유사한 체취는 모기에 대한 취약성도 대동소이하다는 거죠.

일본뇌염, 말라리아 등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법정 전염병을 옮기는 만큼 일단 모기에 뜯기지 않는 것이 최선.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주 씻어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잘 때 통풍이 잘되는 모기장을 치고 임신부, 알레르기 체질은 모기향과 모기 기피제 성분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야간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고, 꼭 나가야 한다면 긴소매·긴바지 착용하는 게 현명한데요.

모기가 바람에 날려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선풍기를 틀거나 아무도 없을 때 미리 모기 퇴치기를 켜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마늘·비타민B 섭취 같은 민간요법, 모기퇴치용으로 팔리는 ‘시트로넬라 초’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기에 물린 경우 일단 미지근한 물로 씻어낸 다음 심하게 가렵다면 항히스타민 연고를 바르고 부어오른다면 냉찜질을 하는 게 바람직한데요.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해당 부위를 긁거나 누르면 상처를 통해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이 침투, 연조직염(봉와직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초기에는 먹는 약으로 쉽게 치료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피부괴사를 비롯한 합병증이 올 수 있는 만큼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조현수 문예준 인턴기자

혹시 O형이라서? 나만 무는 것 같은 모기와의 한판승[포토무비]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