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파트 3단계로 붕괴…저층 기둥 제 역할 못했다”

아파트 붕괴 당시의 감시카메라 동영상

NYT 감시카메라 분석…”초기 붕괴 구조물 하단부분서 시작”

미국 역사상 가장 참혹한 붕괴 사건으로 꼽히는 아파트 붕괴가 발생한 지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구조 공학 전문가들은 붕괴 원인이 저층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7일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 이번 사건 원인이 콘도형 아파트 건물 저층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설계 결함, 불안정한 구조물 등이 점진적 붕괴를 이끌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이 매체는 사고 발생 후 공개된 폐쇄회로 TV(CCTV)를 분석해 아파트가 3단계로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붕괴 사건 발생 당시 건물 중앙이 먼저 무너졌고, 이후 중앙을 이루는 벽이 내려앉은 뒤 후 6초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동쪽 건물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엔지니어링 전문가 도널드 오. 듀젠베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붕괴 지점은 구조물 하단 부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건물 윗부분에서 시작된 붕괴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철골 부식 등 저층에 어떤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다만 40년간 버텨온 건물이기 때문에 어떠한 설계·건설 결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토론토대학교 구조 공학 교수 에반 벤츠 역시 “지하층의 모든 기둥의 주된 목적은 구조물을 떠받치는 것이지만 구조물이 더이상 떠 있지 않다는 것은 지하 기둥들이 제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붕괴 원인이 지하에서 시작됐다는 또 하나의 단서는 붕괴 직전 수영장 부근에서 균열이 포착됐기 때문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앞서 한 남성은 실종된 부인과의 통화에서 배우자가 수영장에서 구멍 같은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후 두 사람의 연락은 끊겼다.

또 다른 가설은 지난 2019년 사고 현장 인근에 지어진 건물로 인해 콘도 기반이 약해졌다는 주장이다.

시는 콘도 관계자가 새로 짓는 공사로 인해 건물 구조 변형을 우려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당시 시 관계자들은 간섭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건설로 인한 영향을 모니터링할 인력을 뽑을 것을 주민위원회에 추천하는 데 그쳤다.

NYT는 공사 중인 다리, 고가도로, 빌딩이 무너지는 사고는 매년 발생할지언정, 입주민들이 들어선 아파트가 자연스레 붕괴하는 사고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미국에서 빌딩이 붕괴하는 사건은 전혀 흔한 사건이 아니다. 무언가가 정말로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편 붕괴된 아파트는 3년 전 점검에서 안전진단 위험 평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8년 점검 당시 수영장 아래 콘크리트판이 훼손됐고,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에 금이 있었으며, 콘크리트 부식으로 내부 철근이 노출된 기둥도 있었다.

이에 주민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조만간 대규모 보수작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당국은 이날 40년 이상 된 건물의 안전성을 전수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9·11 테러 등을 조사한 연방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NIST)은 인력 6명을 사고 현장에 파견 보내 붕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