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좌절한 우주비행사, 82세로 우주간다

베이조스와 함께 블루 오리진 우주여행 떠나

우주 비행사를 꿈꿨지만 당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로 좌절해야 했던 소녀가 60년이 흘러 80대의 할머니가 되어서야 오랫동안 간직해오던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얻게 됐다. 세월이 흘러 훈련을 받을 당시의 신체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에게는 우주비행사를 처음 꿈꿨던 당시의 풋풋함과 열정이 여전히 흘러 넘친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이자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설립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오는 20일 우주여행을 할 주인공은 여성 비행사 월리 펑크(82)라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펑크는 1960년대 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한 13명의 ‘머큐리13’ 중 한 명으로 상당기간 훈련을 받았지만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실제 우주에 가진 못했다. 당시 NASA의 우주 비행사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펑크는 오는 20일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뉴 셰퍼드’ 호를 타고 그의 동생 마크 베이조스, 경매를 통해 선발된 다른 사람과 함께 약 10분간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로 여겨지는 고도 100㎞ 상공의 ‘카르만 라인’까지 가는 우주 여행을 하게 된다.

이번 우주 여행을 마무리하게 되면 최고령자 우주 비행사가 되는 펑크는 베이조스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에서 “내게 일어난 모든 사건 중 최고의 사건”이라며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하며 설레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사람들은 나에게 ‘넌 소녀이기 때문에 우주 비행을 할 수 없어’라고 말했다”며 “나는 그 어떤 남자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분이 어떤 사람이든 상관 없다”며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조스 또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제 때가 됐다”며 “월리, 우주여행에 함께 가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펑크는 우주여행에 나선 최고령자가 될 예정이다. 기존 최고령 우주 여행자는 1988년 77세의 나이에 우주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한 존 글렌이었다. 그는 2016년 세상을 떠났다.

한편 베이조스, 펑크와 함께 우주비행을 할 주인공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그는 159개 국에서 7000여명이 참가한 지난 5월 초 경매에서 2800만달러(312억원)에 낙찰됐다.

월리 펑크의 젊은 시절 모습. 블루오리진 제공. [AFP=연합뉴스]

월리 펑크의 젊은 시절 모습. 블루오리진 제공.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