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모리대 교수, 시 부문 퓰리처상 수상

창작문학 디렉터 제리코 브라운 교수 영예

알래스카 성폭력·홍콩시위 등 보도부문 상

알래스카에서의 성폭력 문제와 홍콩 시위, 뉴욕시의 택시면허 거품 붕괴, 보잉사의 연쇄 추락사고, 인도의 카슈미르 지역 통제 등을 다룬 보도와 사진들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올해 퓰리처상 수상작에 뽑혔다.

4일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퓰리처상 이사회는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와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를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NYT는 공공서비스 부문상은 퓰리처상 가운데서도 가장 권위 있는 상이라고 전했다.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와 프로퍼블리카는 1년여에 걸친 공동 취재를 통해 알래스카의 성폭력 문제를 파헤쳤다. 토착 주민 비율이 절대적으로 많은 알래스카 시골 지역에서는 공권력이 제한되거나 부재하고, 1인당 미국내 다른 어떤 지역보다 4배나 많은 성범죄자가 있다고 보도했다.

탐사보도 부문상은 뉴욕시의 택시 면허 문제점을 다룬 NYT(브라이언 M. 로즌솔)에 주어졌다.

NYT는 택시면허를 많게는 100만달러(약 12억2천만원)를 웃도는 가격에 사들였다가 가격 폭락으로 빚더미에 주저앉은 택시 기사들의 실태를 다뤘다. 1천명에 달하는 기사들이 파산신청을 하고, 최소한 9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제보도 부문상은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해외 개입 ‘공작’을 다룬 NYT에 돌아갔다.

로이터통신은 홍콩 시위 현장을 담은 사진으로 ‘속보 사진’ 부문상을, AP통신(다르 야신, 무크타르 칸, 챠니 아난드)은 인도 정부의 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전화와 인터넷 차단 등 강압적 통제 조치와 관련한 사진으로 ‘특집 사진’ 부문상을 각각 수상했다.

AP통신은 카슈미르에서의 시위와 경찰의 대응 등을 촬영하기 위해 야채 바구니에 카메라를 숨기고, 촬영한 사진을 공항에서 일반 여행객들에게 뉴델리의 AP지국에 전달할 것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속보 부문상은 지난해 켄터키주 주지사의 무분별한 사면·감형을 보도한 켄터키주의 ‘쿠리어-저널’이 차지했다. 당시 매트 베빈 주지사는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한 후 지난해 12월 퇴임 직전 약 600명을 사면하거나 감형해 비난을 받았다.

올해 신설된 ‘오디오 보도’ 부문상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몰리 오툴과 ‘바이스 뉴스’의 에밀리 그린에게 주어졌다.

시애틀 타임스는 연쇄 추락사고를 일으킨 미 보잉사의 737맥스의 결함과 관련한 연속 보도로, 프로퍼블리카는 미국 7함대 소속 함정의 잇따른 사고와 관련한 보도로 각각 국내 보도 부문상을 받았다.

한편 문학 부문에서는 시인이자 에모리대학교 교수인 제리코 브라운이 시집 ‘트래디션(The Tradition)’으로 시 부문상을 수상했다. 에모리대 창작문학 프로그램 디렉터인 브라운 교수는 성적 정체성과 인종차별 등에 주제로 시를 발표해왔다.

올해 퓰리처상은 당초 지난달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

또 그동안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공식 수상자 발표 행사를 가져왔지만 올해는 역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데이나 카네디 퓰리처상 사무국장이 자택에서 발표했다.

카네디 사무국장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 시절”이라면서도 “우리가 아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널리즘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퓰리처상은 ‘언론계 전설’로 불리는 미국의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이름을 따 1917년 탄생했다. 언론 분야에서는 보도, 사진, 비평, 코멘터리 등 15개 부문에 걸쳐, 예술 분야에서는 픽션, 드라마, 음악 등 7개 부문에 걸쳐 각각 수상자를 선정한다.

제리코 브라운 교수
Photo: Ann Watson/Emory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