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코로나에 호흡기 질환까지 ‘이중고’

겨울철 질환 RSV 환자 급증…아동병원 병상 부족 사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어린이 병동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결과 겨울철에 주로 나타나는 RSV가 지난 6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7월에 절정을 이루고 있다.

휴스턴 텍사스아동병원의 헤더 하크 박사는 “생후 2주부터 17세 사이 코로나 환자들이 계속 입원하고 있는 가운데 겨울철 수준의 RSV 유아 환자까지 급증하고 있어 곧 병상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루이지애나주의 경우 지난 2주간 RSV 어린이 환자가 244% 급증했고 플로리다와 오클라호마주도 어린이 병원의 병상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자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미국 전역의 RSV 감염 어린이 환자 숫자는 148% 증가했고 입원환자도 73%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CDC에 따르면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RSV는 건강한 성인에게는 경미한 증상만을 일으키지만 어린이와 노인들에게는 심각한 급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감기와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이 비말과 오염된 표면 등을 통해 전파된다.

CDC는 “RSV는 1살 이하 유아에게는 가장 흔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며 만성 질환을 갖고 있는 노령층에게도 매우 위험하다”면서 “매년 이 바이러스로 5만8000명 가량의 5세 이하 어린이들이 입원해 100~500명이 사망하며,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17만7000명 가량이 입원해 1만4000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CDC에 따르면 RSV는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과 겨울에 가장 기승을 부리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여름철에 확산되고 있다. 또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착용 의무화 해제로 확산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Credit: C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