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탈 삼성’ 본격화하나

아이폰 유기 EL패널 삼성서 중국 BOE로 변경 추진

닛케이 보도, 중국 징둥팡과 공급계약 최종 조율중

 

애플이 아이폰의 핵심부품인 유기 EL패널 공급업체를 삼성전자에서 중국 기업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을 쓰면 삼성에 비해 20% 가량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에 직면해 있어 비용을 삭감해 점유율을 회복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최대 패널 제조기업인 징둥팡과학기술그룹(京東方科技集団·BOE)과 유기 EL패널 공급 계약을 맺기 위해 최종 조율 중이다. 애플은 BOE 제품에 대한 품질·성능 시험을 거친 뒤 연말까지 최종판단할 예정이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 고급기종에 사용되는 유기 EL패널 대부분을 삼성, 일부는 LG 디스플레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이 이를 중국산으로 바꾸게 되면 삼성과 LG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 스마트폰 부품업계 판도도 흔들릴 전망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유기 EL패널 시장에서 양사의 점유율은 96%였다.

애플이 갑작스럽게 공급망을 변경하려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12월부터 스마트폰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아이폰 수요가 600만~800만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애플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5%(2위)에서 올해 2분기 화웨이에 밀려 10%(3위)까지 하락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아이폰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의 조달망 변경에는 10% 관세에 상당하는 비용을 상쇄하려는 의도와 함께, 삼성에 납품 가격을 낮출 것을 촉구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기 EL패널은 아이폰 제조 비용의 약 30%를 차지한다.

다만 미중 통상마찰이 더 격화하면 미국 정부가 민간기업에 조달 금지를 요구하는 등 중국 업체 제품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어 리스크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울러 BOE의 대주주가 베이징시 정부계 조직 등인 만큼, 중국 당국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로부터 순이익의 약 60%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받았고, 애플에 유기 EL패널을 공급하는 몐양 공장 투자액 약 7000억엔(약 7조9144억원) 중 90%는 중국 공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조달했다.

중국 BOE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