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출신 한인 2세가 만든 위안부 영화 화제

정세윤 감독 ‘침묵을 깨다’, 세계 단편영화제 잇단 수상

아메리칸 골든픽처 국제영화제 등서 총 52개상 휩쓸어

애틀랜타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 중인 정세윤 감독이 제작한 위안부 소재 단편영화 ‘침묵을 깨다’(Breaking the Silence)가 전세계 단편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침묵을 깨다’는 세계 2차대전 당시 1941년 홍콩의 세인트 스티븐스대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미 적십자 간호사로 근무하던 주인공 ‘프란체스카’가 동료 간호사들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내용을 40여년 지난 후 프란체스카가 회상하는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프란체스카역은 중국계 배우 그레이스 셴, 젊은 시절의 프란체스카역은 인도네시아계 그레이스 침, 뉴욕타임스 기자 베티 박역은 일본계 루미 오마야가 배역을 맡았다.

영화는 지난 2019년 2월부터 1년 5개월간의 촬영 및 후반제작 과정을 거쳐 지난해 6월 선보였으며, 이후 2020년 아메리칸 골든픽처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단편영화상, 편집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하고 골든밸리 글로벌 시네페스트에서 최고 단편영화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총 52개 상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영화평론가 졸리 모엘은 스크린크리틱스에서 “영화는 만족스러운 드라마와 서스펜스로 가득한 프란체스카의 인생 회상으로 영화 전반에 걸쳐 대본이 탄탄하다”면서 “각 장면마다 명료하고 긴장감이 넘칠 정도로 타임 프레임과 국가별 장면의 컷이 매끄럽게 이뤄지고 있어 편집자들은 많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고 극찬했다..

정 감독은 “어린 시절 할머니와 부모님으로부터 일제 강점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으며 이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을 여러 매체들을 통해 접하며 위안부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일제 강점기 시절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많이 전해주셨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후세대에 위안부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닫게 돼 이를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정 감독은 중학교 때 이민와 귀넷카운티 릴번의 그레이터 애틀랜타 크리스천 스쿨(GAC)을 졸업했다. 이후 펜실베니아대(유펜)에서 정치학을 공부 후 하버드대 대학원서 정치학(Government)과 미디어 저널리즘,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영화를 각각 전공했으며 마이클 호스먼 감독 등 유수의 감독들과 함께 장편영화 작업 및 수십여 편의 단편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정 감독은 ‘침묵을 깨다’ 외에도 흑백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 ‘그 해 여름 마지막 날’(2014)을 감독했으며 올해 성매매 강요에 시달리는 12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포로’(Captive)를 출시할 예정이다.

사회정의와 여성인권 등의 굵직한 주제를 다루는 영화를 주로 제작 감독한 정 감독은 현재는 ‘침묵을 깨다’를 소설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관련 사이트 www.breakingthesilence2020.com

윤수영 기자 yoon@atlantak.com

위안부 소재 단편영화 ‘침묵을 깨다’(Breaking the Sil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