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스토리] ② 공연예술의 상징 ‘폭스 시어터’

https://www.foxtheatre.org/visit

올해 성탄절이 창립 90주년…풍성한 공연 역사 품은 명소

애틀랜타 다운타운의 피치트리 스트리트에 위치한 ‘폭스 시어터(The Fox Theatre)’가 올해 성탄절로 꼭 90살 생일을 맞았다.

미국 주식시장 붕괴와 대공황이 시작된 직후인 1929년 12월25일 조용히 문을 연 이 극장은 지난 90년간 애틀랜타를 상징하는 최고의 공연장이라는 명성을 한번도 잃지 않았다. 설립 당시 15~75센트로 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 애니메이션과 ‘증기선 윌리’같은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극장은 현재는 티켓가격만 수백달러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을 공연하고 있다.

폭스 시어터 무대에 오르는 공연은 현재 연평균 250여개이며 매년 65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명소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비슷한 크기의 공연장 가운데 가장 매출이 높은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4600석을 갖춘 폭스 시어터는 해당 기간 1845개의 공연을 통해 528만장의 티켓을 팔았다.

개관 당시 전세계적인 화제였던 이집트 피라미드와 투트왕 유적 발굴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집트 태양신인 ‘라’와 저승신인 ‘오시리스’의 상징들로 인테리어가 채워져 기독교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극장안에 위치한 이집트 볼룸(Egyptian Ballrom)은 여전히 이러한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폭스 시어터는 애틀랜타의 현대사를 관통한 민권운동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극장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한 민권 운동가들의 뜻을 받아들여 1962년 조지아 공연장 가운데는 최초로 흑백분리를 철폐하고 흑인과 백인 관객이 같은 좌석에 앉게 규정을 바꿨다.

90살 생일을 맞은 25일 폭스 시어터는 다른 공연장과 마찬가지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26일부터 다시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과 ‘헬로 돌리’ 등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며 힘찬 새해를 맞게 된다. 단 지난 수십년간 폭스 시어터에서 만날 수 있었던 발레공연 ‘호두까기 인형’은 내년부터는 캅에너지센터로 무대를 옮기게 된다.

폭스 시어터/Author:Atlantacitizen at English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