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31년 만에 새둥지

금호산업, HDC현대산업개발 주식매매계약 체결

인수가 2조원 이상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에 투입

 

아시아나항공이 31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을 새주인으로 맞았다.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은 27일 오전 각자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안을 처리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출범 31년 만에 금호그룹을 떠나 새주인을 맞게 됐다. (뉴스1 DB)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의 금호산업 지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45일 만이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이날 아시아나 지분 31.05%(6868만8063주)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넘기는 안을 의결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사회를 열고 지분 인수안을 가결했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7월 25일 아시아나 매각 공고를 냈다. 이후 지난달 12일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2조5000억원을 써낸 HDC현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후 매각 협상 과정에서 세부 사안을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구주 가격과 기내식 관련 과징금 등 우발채무의 책임 범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SPA체결 시기가 늦어졌다.

구주 가격은 HDC현산의 요구대로 3200억원대에서 정리됐으나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한도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며 애초 SPA 기한으로 잡았던 이번달 12일을 넘겨야 했다.

HDC현산 측은 기내식 사태의 과징금과 금호터미널 저가 매각 의혹 등과 관련된 여파를 고려, 특별손해배상 한도를 10% 이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금호 측이 난색을 보여 난항을 겪었다. 이후 우발채무 손해배상 한도를 구주 매각가격의 9.9%(약 317억원)로 합의하며 연내 매각이 성사됐다.

총 인수금액 중 구주가격을 제외한 2조원 이상은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에 쓰인다. HDC 현산은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 교체 등을 진행하고 유상증자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