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페이스북, 이렇게 공룡됐나?

비영리기구 “미국 6대 IT사, 세금 1천억달러 회피”

해외 조세회피처 이용…수익 20%보다 적은 세액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실리콘밸리 6대 IT기업들이 지난 10년 간 한화로 약 120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회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CNBC에 따르면 영국 납세 우수기업 인증단체 페어택스마크는 이들 6개 기업이 2010~2019년 사이 납부한 세금내역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기업들이 세금을 내기 위해 재무제표에 따로 기입해 둔 조항과 실제 납부한 세금 내역을 비교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6개 기업이 내야 할 세금과 실제 납부한 세금은 무려 1002억달러(약 119조원) 차이가 났다.

이 보고서는 기업들의 수익이 주로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버뮤다나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피된 세금의 대부분은 미국 밖에서 발생한 것이고, 이들 기업이 해외에서 낸 수익의 8.4% 정도만 세금으로 납부했음이 드러났다.

가장 세금을 많이 회피한 기업은 아마존으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34억달러(약 4조원) 상당 소득세를 납부했다. 아마존은 연간 매출 2329억달러(약 276조원)로 시가총액은 약 8920억달러(약 1059조원)에 달한다. 또 아마존은 7년간 미국 법인세가 35%로 책정됐음에도 불구하고 10년간 수익의 12.7%만 현금으로 납부했다. 법인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부터 21%로 낮아졌다.

아마존 대변인은 페어택스마크 보고서가 잘못됐다며, “아마존은 주로 이익률이 낮은 소매유통 업체여서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하는 다른 기술 기업들과 비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아마존은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 인프라 조성에 수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모든 세금을 납부한다”며 “낮은 이익률과 결합하면 이 투자 규모는 자연스럽게 현금세율이 낮은 결과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세금 격차가 두 번째로 큰 기업은 페이스북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현금으로 지불한 세금은 지난 10년간 거둔 이익의 10.2%에 불과하다. 비율상으로는 6대 기업 중 가장 낮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대변인은 “2018년 전 세계에 법인세로 38억달러를 납부했고 최근 5년간 실효세율은 20%가 넘는다”며 “현행 규정에 따라 우리는 미 정부에 세금의 대부분을 제대로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세금 회피 규모 3위에 올랐고, 넷플릭스는 4위, 애플은 5위에 올랐다.

페이스북 본사./Credit Minette Lonts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