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상어’, 레바논 반정부시위서 불렸다

시위대, 겁 먹은 어린아이 달래려 율동하며 상어가족 불러

 

중동 레바논에서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자들이 갑자기 동요 ‘상어가족’을 한 목소리로 부르는 풍경이 펼쳐졌다.

21일 CNN에 따르면 엘리안 자부르라는 레바논 여성은 지난 19일 밤 15개월짜리 아들 로빈을 태우고 베이루트 남쪽 바브다 지역에서 차를 몰고 있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대가 차를 에워싸면서 함성을 지르자 자부르는 아기가 겁을 먹을까봐 “아기가 있으니 너무 큰 소리를 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 요청에 응답한 시위대가 부르기 시작한 건 바로 ‘상어가족’ 노래의 영어판 ‘베이비 샤크'(Baby Shark)다. 시위대는 차 안에 있는 로빈을 보며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고 율동도 한다. 시위대가 상어가족 노래를 차 안에서 듣고 있는 로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현재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자부르는 “아들은 (상어가족) 노래를 진짜 좋아한다”면서 “집에서 이 노래를 여러 번 들으며 웃는다”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레바논에서는 경제난을 잠재우지 못한 정부 내각에 총사퇴를 요구하는 수십만 명 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왓츠앱 등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시민들의 분노는 임계점에 다다랐다. 이에 놀란 정부는 과세 계획을 취소했으나, 시민들은 여전히 거리로 나와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상어가족’은 한국 기업의 교육용 애니메이션 ‘핑크퐁’의 주제가로, SNS를 타고 퍼져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레바논 반정부 시위대의 ‘아기상어’ 노래를 듣고 있는 아이의 모습. <출처=CNN 트위터>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