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020] ‘차붐’ 넘은 ‘손흥민’ 커리어 하이 도전

이젠 정점을 찍을 해…매 경기가 신기록, 오롯이 EPL·UCL 집중

‘손샤인’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에게 2020년은 ‘정점’을 찍을 해다. 지난 2010년 10월28일 만 18세의 나이로 분데스리가 함부르크SV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른 지 만 10년째 되는 해다.

어느덧 유럽에서만 10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그에게 새 도전 과제는 ‘커리어 하이’가 될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오랜 숙원이던 대한민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감독의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 기록(현재 손흥민의 126골)도 넘어섰다. 새로운 기록만이 손흥민을 기다린다.

손흥민에게 2020년 시작은 ‘멀리 뛰기 위해 움츠리는 시기’가 됐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박싱데이’를 앞두고 가진 첼시전에서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보복성 태클을 가한 탓에 다이렉트 레드카드에 이은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써 손흥민은 오는 2일 사우샘프턴전에 결장한 뒤 5일 미들스보로와의 FA컵 3라운드에 나설 전망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이 달린 4위 싸움에 팀으로서는 손흥민의 부재가 아쉽지만, 손흥민 개인에게는 모처럼 만의 휴식이자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손흥민에게 쏠렸던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컸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며 유럽 무대에서 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최장 거리를 이동했던 지난 시즌과는 다른 상황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대에 보답했다. 2019-20시즌 EPL, UCL 등을 모두 더해 23경기에서 10골 9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백미는 세계적인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의 골과 비견되는 ’70m 단독돌파 드리블 골’이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8일 EPL 16라운드 번리전에서 토트넘 진영에서 번리 골문 앞까지 70여m를 내달리며 수비수들을 추풍낙엽처럼 따돌린 뒤 원더골을 터트렸다.

이 골은 축구 레전드뿐 아니라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주목할 만큼 대단한 골이었다. FIFA는 한 해 가장 멋진 골을 터트린 선수에게 주는 ‘푸스카스상’을 해시태그로 내걸며 손흥민의 원더골을 극찬했다.

기세도 탔고, 예년과 다르게 휴식도 취했다. 올해 손흥민의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자신의 ‘커리어하이’ 경신이 그것.

현재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 진출했던 2010-11시즌 이후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아직 시즌 중간임에도 10골9도움을 기록, 자신의 커리어하이(2017-18, 2018-19 각각 공격포인트 29개)시즌의 65%를 돌파했다.

조제 모리뉴 감독 부임 후 손흥민이 그의 ‘믿을 맨’으로 부상한 것도 손흥민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모리뉴 감독 부임 후 손흥민은 퇴장 징계 전까지 붙박이 왼쪽 윙어로 매 경기 선발 출전해 거의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여기에 국가대표팀 일정도 예년과 다르게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뿐이어서 달성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한 해다. 만 28세라는 축구 선수로서의 절정에 해당하는 나이도 손흥민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점이다.

손흥민은 늘 아플 때마다 성숙해 지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을 아쉽게 마무리한 그에게 더 이상의 울음을 기대하는 이는 없다. 2020년 그의 활약을 축구 팬들은 고대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