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집단면역 포기…’락다운’ 전환

섣부른 전략에 사망자 ‘속출’…치사율 6.6%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전략으로 ‘봉쇄’ 대신 ‘집단 면역’을 택한 유럽 국가들이 연일 백기를 들고 있다. 지난달 락다운(lockdown)을 선포한 영국에 이어 스웨덴 역시 봉쇄 전략으로의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스웨덴 정부가 락다운 또는 더 강력한 공공생활 제한 수단을 강구 중이라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스웨덴은 재택근무 및 고령자 자가 격리, 50인 이상 모임 금지 등을 제외하면 특별한 봉쇄 정책을 실시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유럽 국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달 초 뒤늦게 △대중교통 이용 자제 △매장 출입 인원 제한 △스포츠 경기 및 대회 취소 등의 조치를 취했다.

스웨덴은 한 집단의 일정 비율 이상이 바이러스에 면역이 되게 함으로써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한다는 ‘집단 면역’ 전략을 선택했다. 바이러스의 원천 차단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하에 동원할 수 있는 의료 자원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이날 기준 스웨덴의 확진자 수는 7206명, 사망자 수는 477명으로 치사율이 6.6% 수준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방침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스웨덴보다 먼저 ‘집단 면역’ 전략의 포기를 선언한 국가는 영국이다. 당초 영국 역시 기저질환자와 노약자를 비롯한 고위험군을 집중 관리하고 건강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집단 면역을 생성한다는 전략을 짰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자국의 의료 시스템이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패트릭 발란스 영국최고과학고문은 지난달 13일 BBC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장 핵심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일종의 집단 감염을 발생시켜 많은 사람들이 이 질병에 면역이 생기도록 해 ‘2차 충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방침은 불과 며칠 사이에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다.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이 지난달 17일 영국에서 26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같은날 집단 면역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재택 근무 △불필요한 여행과 모임 자제 △클럽, 술집, 영화관, 극장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유증상자 가족의 2주 간 자가격리 등을 권고했다. 이어 지난달 23일에는 3주 간의 이동제한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기준 영국의 확진자 수는 5만1608명, 사망자 수는 5373명으로 치사율이 10.4%에 이른다. 급기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에 감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등 증세가 악화되면서 6일 중환자실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스웨덴 자료사진/Image by Rofi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