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없는 1차전이 분수령

첫 챔스 결승 노리는 토트넘, 경고누적 결장에 비상
1일 아약스와 홈에서 4강 1차전…2차전은 5월 9일

토트넘이 ‘별들의 잔치’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것은 전신인 유러피언컵으로 치러지던 1961-62시즌 이후 무려 57년 만이다. 지금만으로도 박수 받을 성과지만 여기서 멈추면 별 의미가 없다. 마지막에 웃어야 진짜 승자다.

아직 넘어야할 거친 봉우리들이 꽤 남았다. 그중에서도 4강 1차전은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시즌 막바지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손흥민이 빠진 이 경기를 잘 마쳐야 사상 첫 결승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토트넘이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이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네덜란드 클럽 아약스와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펼친다. 토트넘은 준결승에서 시즌 4관왕을 노리던 EPL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상태라 사기가 드높다. 그러나 기세는 상대도 만만치 않다.

아약스는 16강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쓰러뜨렸고 8강에서는 ‘챔스 사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유벤투스(이탈리아)마저 격침시키는 파란을 일으키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아약스가 챔스 4강에 오른 것은 1996-97시즌 이후 22년 만이다. 아약스 역시 여기서 멈추고 싶지는 않다.

토트넘은 여러모로 1차전이 중요하다. 일단 상대의 기를 더 살리면 곤란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빅리그 빅클럽들보다 떨어지나 앞서 언급했듯 우승후보들을 연파하면서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안방에서 열리는 첫 경기에서 제동을 걸어야한다. 그러나 사정이 좋지 않아 고민이다.

이탈자가 많다.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다. 생각보다 빨리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으나 적어도 1차전은 나올 수 없다. 중원도 누수가 발생했다. 사타구니를 다친 윙크스가 수술대에 올랐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라멜라와 오리에도 부상으로 제대로 된 몸 상태가 아니다. 맨시티와의 8강에서 부상을 당했던 시소코가 훈련에 복귀했다는 것은 다행이나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다.

무엇보다 큰 공백은 손흥민의 이탈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이 자리까지 오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맨시티전에서는 원맨쇼로 팀을 이끌었다.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2차전에서도 멀티골을 터뜨려 57년만에 결승행 티켓을 팀에 선사했다. 그런데 혈투 속에서 받은 옐로카드 때문에 경고누적으로 4강 1차전에는 나설 수 없다.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큰 타격이다. 토트넘의 레전드 클라이브 앨런은 “케인의 부상도 큰 손실이지만 손흥민이 뛸 수 없다는 게 토트넘에 더 큰 타격”이라고 분석했고 네덜란드의 전설 루드 굴리트도 “토트넘은 케인 이 빠졌지만 손흥민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손흥민이 뛰지 못하는 것이 토트넘에 가장 큰 손실”이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5월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4강 2차전을 갖는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2차전에서는 손흥민이 나설 수 있다. 부상자들 회복 여부에 따라 전력이 더 강해질 여지가 있다. 그래서 1차전이 고비다. 이 산을 넘어야 토트넘의 새 역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