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GPS 추적장치로 집주소 알아내 범행”

슈가힐 한인 살인사건 용의자들 지난 23일 첫 공판 열려

2일전 피해자 차량에 몰래 설치…집주변서 잠복하다 살해

피해자 가방들고 귀가한다는 사실도 알아…총기 등 사라져

지난 4일밤 발생한 귀넷카운티 슈가힐 거주 고 홍석기씨 살인사건의 전모가 공개됐다.

귀넷카운티 치안법원(Magistrate Court)은 지난 23일 이번 사건의 용의자 3명 가운데 체포된 서브리카 모스(33, 여)와 다쿠안 클락(32) 등 2명에 대한 첫 공판(hearing)을 열었다.

로버트 워커(Robert D. Walker Jr.)판사 주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귀넷카운티 경찰서 살인사건 담당 브라이언 도미니(Brian Dorminy) 형사는 수사 상황을 상세하게 브리핑했다.

도미니 형사는 “평소 피해자의 비즈니스를 잘 알고 있던 모스는 지난달 27일 아마존에서 심(SIM),카드를 이용한 GPS 트래킹 장치를 구입하고 실시간 추적을 위한 비용(Subscription fee)도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면서 “모스는 이 장비를 자신의 애인인 클락과 함께 지난 2일 오후 1시40분경 피해자의 차량에 몰래 장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모스와 클락은 홍씨의 라이소니아 첵캐싱 비즈니스 주차장을 방문해 홍씨의 차량인 혼다 어코드 옆에 모스의 차량인 은색 닛산 알티마를 세웠다. 모스가 빌 페이먼트를 한다며 홍씨 가게로 들어가 홍씨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사이 클락은 홍씨의 차량 밑에 추적장치를 부착했다. 이 장면은 홍씨의 가게 감시카메라에 생생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니 형사는 “클락은 여자친구인 모스에게 범행을 위해 ‘스키니’를 고용했다고 말했는데 그가 바로 현재 수배중인 공범 이안 롱쇼어(34)이다”라며 “사건 시각인 4일밤 9시45분경 클락과 롱쇼어가 주택 차고로 들어가는 홍씨의 차량을 쫓아 들어가 홍씨를 살해하고 트렁크를 여는 모습이 홍씨 주택 차고 외부에 감시카메라 링(Ring)에 녹화돼 있다”고 증언했다.

경찰이 주택단지 모델하우스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롱쇼어는 자신의 닷지 차저 차량을 이용해 범행 30분전 현장에 도착해 답사를 했으며 이후 클락이 타고온 닛산 알티마와 마주쳐 무엇인가를 의논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들은 범행후 홍씨에게서 훔친 가방에 들어있던 수표와 머니오더 등을 인근 주택가 공터에 버리고 달아났다.

도미니 형사는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해자는 매일 저녁 가게문을 닫은 뒤 백팩 가방에 배스 프로샵(Bass Pro Shop)에서 구입한 총기와 함께 서류 등을 담아 집에 돌아왔다”면서 “이들은 이 가방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총기 등은 사라진 상태”라고 밝혔다.

도미니 형사의 증언과 검찰 심문, 용의자 변호인단의 반대 심문이 이뤄진 뒤 모스의 변호인은 “모스는 애인인 클락의 요청으로 추적장치를 구입한 것이니 혐의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워커 판사는 “범행에 관여한 증거가 있다”며 해당 사건을 귀넷고등법원에서 정식 재판으로 다루도록 판결했다.

한편 직업이 바텐더인 모스는 살인사건 이틀 뒤인 지난 6일 애틀랜타 모어랜드 애비뉴의 나이트클럽인 ‘칠 스팟(Chill Spot)’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한 남성을 총으로 쏜 혐의로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3명이 부상을 당했는데 이날 공판에 출석한 클락은 총상으로 인해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클락이 이 총기사건과 연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상연 대표기자

귀넷 치안법원에서 용의자들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리고 있다. 왼쪽에 용의자들이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