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파 거물 정치인 해리 리드 사망…향년 82세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1982년 하원의원 당선·1986년 상원 진출

연방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거물 정치인 해리 리드가 28일 82세의 일기로 사망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의 아내 로라 리드는 성명에서 “남편이 4년간 췌장암으로 담대히 투병하다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영면했다”라고 밝혔다.

해리 리드는 젊은 시절 복싱 선수로 활동하다 변호사가 됐고 이후 1982년 네바다주 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해 네바다에서 가장 오래 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임에도 낙태금지 법안과 2002년 이라크 전쟁 결의안 등에 찬성표를 던지고 총기 규제법에는 반대해 동료 의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논쟁적인 정책인 ‘오바마 케어’ 의회 통과에는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이런 그의 성향은 ‘나는 싸우기보다는 춤추길 선택한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싸울 줄 안다’라는 그의 모토에서 드러난다.

훗날 권총 자살한 주정뱅이 아버지와 매음굴에서 일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주경야독으로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에 진학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다소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로, 전화할 때면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전화를 끊는 일화로 유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9년 그에 대한 헌정 영상에서 “그는 대통령인 나와도 전화하다 갑자기 전화를 먼저 끊곤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2015년 자택에서 운동 중 사고를 당해 한쪽 눈을 잃고 그다음 해 정계에서 은퇴했다.

한국과는 2011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처리할 때 인연이 있다.

그는 당시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FTA 법안을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