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재태크=샤테크’시대…중고 명품백 판매 5배↑”

명품 핸드백 가격 연평균 8% 상승…샤넬은 최근17% 올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뒤따른 경제 위기에 여러 투자 자산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명품 핸드백 가격은 오르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18일 보도했다.

중고명품판매업체 핸드백클리닉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명품핸드백 판매는 신상품과 빈티지 모두 봄 시즌 내내 강세를 유지했다.

프랑스 파리 에르메스 앞에 줄선 사람들[AFP=연합뉴스]
특히 중고 명품핸드백 판매는 1년 전보다 500% 확대됐다고 이 업체는 밝혔다.

명품핸드백을 사는 것은 오래전부터 투자의 일종으로 여겨졌다. 에르메스나 샤넬, 디오르, 구찌, 루이뷔통 등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핸드백은 대대손손 후대에 물려주면 빈티지 수집품이 돼 가치가 상승했다.

매년 봄 명품브랜드들은 핸드백 가격을 일부 인상하기 때문에 이런 핸드백 가격의 평가절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샤넬은 지난달 핸드백 중 소비자가 가장 탐내는 클래식백과 보이백, 가브리엘백의 가격을 17% 인상했다. 이 때문에 샤넬과 재테크를 합성한 ‘샤테크’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샤넬 대변인은 “코로나19 위기에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가격을 똑같이 조정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샤넬의 클래식백 가격은 1955년 처음 출시됐을 때 154파운드(약 23만원)였지만, 1990년대에는 810파운드(약 122만원)로 뛰었고, 현재는 가장 작은 모델이 2610파운드(약 394만원)다.

핸드백을 처음 사는 경우라면 신상품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짜증 나는 일이지만, 이미 보유했거나 언젠가 팔려고 한다면 좋은 소식이다.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뷔통을 중심으로 핸드백 시장은 최근 급성장했다. 2004∼2016년 명품핸드백 가격은 연평균 8%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인 13% 급등했다.

이는 예술품(5.2%), 우표(6.4%), 진귀한 위스키(5.0%), 고급포도주(0.7%), 보석(-6.7%) 등 다른 수집 자산의 수익률을 압도적으로 상회한다.

명품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