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엣지’ 포기못하는 이유

화면크기 극대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미니멀리즘 추구에 최적

곡선인 손에 딱 맞아 그립감 높여…곡률 높여 ‘모서리’ 살리기도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이 공개되자 이용자들과 전문가들은 깔끔하고 젊어진 디자인과 색상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갤럭시노트10이 전작과 마찬가지로 ‘엣지 디자인’을 채택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한다.

그동안 이용자들은 엣지 디자인에 대해 ‘고급스럽고 세련됐다’라는 평가와 ‘엣지 부분의 터치가 어렵고 내구성이 약하다’라는 엇갈린 평가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 프리미엄 폰이 대부분 엣지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플랫'(화면 양 옆이 각지고 평평한 일반 디스플레이 디자인)모델을 추가 출시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노트10에 뚝심있게 엣지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전자가 엣지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디자인 브리핑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삼성전자 무선사업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강윤재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장(전무)은 해당 질문에 대해 “엣지 디자인은 화면 크기를 극대화 하고 손에 쥐는 ‘그립감’을 높이며, 무엇보다 삼성 스마트폰만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 차별화 요소이기 때문에 엣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 팀장(전무)© 뉴스1

◇미니멀리즘 디자인 구현하면서도 화면 극대화 위해 엣지 필요

신제품 갤럭시노트10이 채택한 디자인 콘셉트는 심플&미니멀리즘이다.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위해 오른쪽 측면의 버튼을 없앴고 앞면 카메라 구멍(홀)도 전작보다 줄여 정중앙으로 옮기면서 좌우대칭의 조화도 이뤘다.

이를 통해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넓고 화면 주변 테두리(베젤)의 굵기는 극도로 얇아 ‘베젤리스'(테두리가 거의 없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같은 베젤리스 디자인을 가장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엣지 디자인이라는게 강 전무의 설명이다.

그는 “엣지 디자인을 통해 좌우 화면을 최대화 하고 이용자가 시각적으로 느끼기에도 디스플레이가 최대한 연결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강조했다.

실제 갤럭시노트10 플러스(+) 모델은 전작 갤럭시노트9과 비교해 전체 제품의 크기는 동일한 수준이지만 디스플레이 크기는 오히려 더 커졌다. 전작 노트9에서 화면 위 아래로 두툼하게 자리했던 카메라 구멍만 남기고 최소화 하는 ‘홀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덕분이다. 두께 역시 노트9보다 0.9mm 더 얇고 무게도 가벼워 졌다.

강 전무는 “엣지 디자인이 사용상 일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이용자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최대한 사용감에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이번 노트10에서는 엣지의 곡률을 전작보다 높여 모서리 각을 좀 더 살렸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노트 10과 10+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그립감 확대…노트10에선 곡률 높여 ‘모서리’ 살리기도

삼성전자가 엣지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그립감’이다. 화면 크기가 16㎝를 넘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성인 남성이라 하더라도 한손에 쥐고 사용하기에 쉽지 않은 크기가 됐다.

자칫 사용하다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액정화면이 깨져 교체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기도 하기 때문에 손에 잘 쥐어지고 사용하기 편리한 느낌을 주는 ‘그립감’은 스마트폰 디자인에 가장 중요한 요소기도 하다.

강 전무는 “곡선 형태인 사람의 손에 가장 밀착할 수 있는 것이 엣지 디자인으로, 심미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손에 쥐고 사용했을때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신제품에도 엣지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트10을 엣지로 가기로 한 데는)일부 디자인에 대한 고집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지만, 그립감과 화면의 확장감, 전체적인 도형의 완성형태를 고려했을 때 이용자에게 최선의 선택은 엣지라고 생각해 굉장히 많은 고심 끝에 엣지 디자인을 적용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차기작인 갤럭시노트11에는 엣지와 플랫 두가지 형태를 출시할 지, 앞으로도 계속 엣지를 고집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강 전무는 차기작에 대해서도 여전히 엣지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과 소비자 의견을 기반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