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1분기 ‘깜짝실적’…역대 최대 썼다

삼성전자 1분기 매출 77조·영업익 14.1조…반도체가 성장 주도해

LG전자, 1분기 매출 21조, 영업익 1.9조…프리미엄가전 수요 견조

삼성전자와 LG전자© News1 DB

원자재값 급등, 물류난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나란히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분기 최대인 77조원의 매출과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4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G전자도 매출 21조원과 영업익 1조9000억원으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에선 반도체가 실적 성장을 주도했고 휴대폰과 가전도 힘을 보탰다. 우려했던 ‘반도체의 겨울’은 오지 않았다.

LG전자는 오브제 컬렉션과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특허 수익까지 더해지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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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겨울’ 없었다…삼성, 반도체 영업익만 8.7조원 달할 듯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6% 증가한 77조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50.32% 늘어난 14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매출액 75조1454억원, 영업이익 13조1031억원을 각각 2조원과 1조원 초과한 ‘깜짝 실적’이다.

키옥시아의 일본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낸드(NAND) 플래시의 출하량 급증 반사이익 등 메모리 반도체 이익 기여가 기대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 성장의 효자인 셈이다.

이번 잠정실적에선 부문별 성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메리츠증권은 영업이익 14조1000억원 중 반도체 전체 사업 비중이 8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이 8조3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낸드플레시 글로벌 시장점유율 4위인 키옥시아 일본 공장이 지난 2월 가동 중단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약 7% 늘었다고 봤다. D램도 가격 하락폭이 우려보다 크지 않으면서 실적을 방어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이 계속 늘어났고 3월까지 그 흐름이 지속됐다”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생각보다 견조하면서 가격 면에서도 (방어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됐다”고 말했다.

비메모리인 시스템 LSI 사업부는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양호한 업황이었지만 선단공정 수율 이슈로 인해 파운드리의 이익 기여가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휴대폰 사업부는 3조6000억원의 이익을 내며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최적화서비스'(GOS) 기능 성능 제한 논란에도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2’가 국내 판매 6주 만에 1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전작 ‘갤럭시 S21′(57일), 2019년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운 ‘갤럭시 S10′(47일)보다 앞선 판매 속도다. 글로벌 판매량도 전작 대비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은 비스포크 흥행에도 원자재 및 물류비용 증가 이슈가 지속되며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외에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1조원으로 예상했다. 대형디스플레이의 부진에도 아이폰13 향 OLED 패널 출하가 견조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도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3분기부터 본격 회복을 재개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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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프리미업 가전에 특허 수익까지 ‘깜짝 실적’

LG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한 21조109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8801억원으로 6.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이 모두 분기 사상 최대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컨센서스는 매출 19조8819억원, 영업이익 1조3559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망치보다 1조원 넘게, 영업이익은 5000억원 가까이 많다.

물류비 상승과 원자잿값 폭등 등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오브제컬렉션과 올레드TV 등의 판매가 견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H&A(가전) 부문과 HE(TV) 부문의 1분기 매출이 각각 7조9170억원, 4조375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오브제 컬렉션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 등 부정적 요인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전장 부문은 적자를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VS(전장) 부문은 지난해 연간 93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손실이 200억~4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특허 수익도 힘을 보탰다. LG전자 측은 “사업본부별 영업이익에는 반영되지 않은 일시적 특허수익도 기타 부문 수익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같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특허수익 증가분에 관한 상세한 내역은 관련 계약 상 합의된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확인되지 않는다.

2분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예측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영업이익은 추정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LG전자 연간 영업이익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