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뺐더니…코로나 합병증 위험 60% 뚝

비만환자 체중감량 후 입원위험 49%↓·산소치료 확률도 63%↓

공중보건상 체중 감량 강조…코로나19 관련 증상 개선에 도움

비만환자들이 상당한 수준의 체중을 줄일 경우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성을 약 60%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연구팀은 미국 내 성인 중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비만 환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3일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팀은 최근 체중감소수술(비만수술)을 받은 비만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환자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 합병증 발병 위험성이 약 60% 낮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29일 미국 의학협회지(JAMA Surgery)에 게재됐다.

비만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만은 환자들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만든다. 또 심혈관질환, 혈전 및 폐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비만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 체중 감량에 성공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후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되는 위험성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 조사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감염 이전에 비만수술을 통해 상당한 체중을 줄인 환자들은 일반 비만 환자들에 비해 중증 코로나19로의 진행 위험성이 60% 줄었다. 알리 아미니안 클리블랜드 비만 및 대사연구소 소장은 “비만이 코로나19 위험 요소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성인 비만환자 2만212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했다.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인 비만환자들 중 2004년 4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위절제술 등의 체중감소 수술을 받은 환자 5053명과 비수술환자 1만5159명을 비교했다. 체중 조절 수술을 받은 환자 집단은 비 수술 집단에 비해 평균 19%가량 체중이 덜 나갔다.

BMI 지수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비만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체중(kg)을 키의 제곱(㎡)값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BMI지수가 ’30’ 이상이면 대사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병적 비만으로 판단한다.

수술을 받은 비만환자집단 9.1%와 비수술집단 8.7%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코로나19 감염 비율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체중 감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비만 수준이 높은 비 수술 집단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후 훨씬 상태가 좋았다.

체중 감소 수술로 체중을 줄인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비만 환자들에 비해 입원 위험이 49% 더 낮았다. 또 입원 후 산소 치료가 필요할 확률이 63% 낮았으며 심각한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도 6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븐 니센 클리블랜드 심장혈관 흉부 연구소 최고 학술책임자는 “이 연구는 공중보건 전략의 일환으로 체중 감량을 강조하는 것이 코로나19 유행 및 향후 발병 또는 관련 결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인의 40%가 비만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30~40대 남성의 비만 유병률도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연구결과를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비만 유병률은 19~29세가 41.5%, 30~39세 58.2%, 40~49세 50.7%, 50~59세 48.1%, 60~69세 44%, 70세 이상 31.9%로 70대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의 성인 남성들 중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 비만 환자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