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위해 기도하자”…유타 주지사, 미국판 기우제 ‘빈축’

가뭄 사태에 ‘기도의 주말’ 선포…주민들 “립서비스 말고 해결책을”

유타주에 기록적인 가뭄이 덮치면서 주지사가 주민들에게 일종의 기우제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4일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일요일까지 “기도의 주말”을 보내자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더 많은 비가 올 수 있도록 하나님 또는 여러분이 믿는 고귀한 신께 요청하는 집단적인 기도를 올림으로써 우리는 계속되는 가뭄의 치명적인 국면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절수 운동만으로는 “우리를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두렵다”며 “더 많은 비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 신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도는 강력하다”며 “모든 유타 주민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와 상관없이 기도의 주말에 동참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콕스 주지사의 ‘기도의 주말’ 호소는 지난달 13일 가뭄 비상사태 선언에 이은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국 서부 지역이 심각한 가뭄에 직면한 가운데 유타주는 지난해 강수량이 7.23인치(18.3㎝)에 불과한 역대 최악의 가뭄에 시달렸고 올해에도 주 면적의 62%에 달하는 지역에 가뭄 최고 경보가 발령됐다.

콕스 주지사의 요청에 주요 종교 지도자들은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가뭄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을 제안하라”고 주지사에게 요구하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WP는 보도했다.

유타주 하천위원회도 콕스 주지사의 ‘기도의 주말’ 선언과 관련해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는 립 서비스 이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재커리 프랭켈 하천위원회 상임이사는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타 주민들의 혈세가 수도 공급업자들을 보조하고 물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학교와 공공기관 수도 요금을 낮추는 데 쓰인다며 사용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물을 아끼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P는 유타주의 일주일간 기상 예보를 인용해 덥고 건조하며 바람이 부는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솔트레이크시티 기상청의 글렌 메릴 박사는 눈이 내리는 “다음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때서야 가뭄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 내려달라’ 기도의 주간 동참 호소한 유타 주지사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