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남성이 코로나 걸리면 가장 위험”

임페리얼 칼리지 “면역체계 과민반응, 치사율 높다”

비만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상대적으로 살아남을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대학과 리버풀대학,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공동 연구팀은 2월6일~4월18일 영국 전역 166개 병원 약 1만70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비만인 사람은 폐 기능이 저하되고 면역체계가 과민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정상 체중 환자들보다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생존 확률이 낮은 사람들은 주로 노인이거나 남성, 비만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중국과는 달리, 영국에서는 성별이나 비만 여부가 사망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남성 환자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보다 더 심각한 증상을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비만 환자들이 다른 집단보다 더 많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지방이 쌓이면 폐 기능이 저하되고, 피부 아래 조직과 내장 주위 지방 조직에 더 많은 염증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이 연구는 지난 28일 의학 논문공개 사이트인 메디알카이브(medRxiv.org)에 게재됐다.

SCMP는 “이 연구는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밖에서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의 연구로, 남성이나 비만 여부가 코로나19 생존율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피터 오픈쇼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실험의학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질병과 위험 요인에 대한 예외적인 그림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이뤄질 광범위할 연구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SCMP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조사 대상자는 영국 전체 확진자 수(3일 기준 18만3500명)의 15%, 입원 환자의 28%에 이른다. 3일 현재 이들 중 약 3분의 1이 사망했고, 17%는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퇴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