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자 아버지 재입국 허용

트럼프 행정부, 시민권 자녀 2명과 격리해 추방

연방의원도 구제호소…트럼프 취임후 드문 사례

시민권자인 아내와 2명의 자녀를 둔 엘살바도르 출신 불체자 아버지가 추방 2년여만에 미국 재입국을 허가받아 그리운 가족들과 재회했다. 트럼프 집권이후 추방당한 불체자가 재입국 허가를 받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출신인 호세 에스코바르(33)는 1일 휴스턴 부시국제공항을 통해 아내인 로사와 2명의 자녀와 함께 입국했다. 에스코바르의 가족은 연방 이민국(USCIS)으로부터 재입국 허가를 받은 지난달 엘살바도르를 방문했었다.

지난 2001년 15세때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한 에스코바르는 비자 갱신 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불체자 신분이 됐다. 2006년 아내인 로사와 결혼하고 2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항상 추방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2011년 오바마 정부 당시 체포돼 몇달간 구금돼 있었지만 이민단체와 정치권의 노력으로 석방돼 가족과 재결합했다. 하지만 트럼프 취임 직후인 2017년 2월 전국적인 불체자 체포작전에 표적 단속당해 다시 체포됐고 한달만에 고국인 엘살바도르로 추방됐다.

에스코바르의 추방소식이 알려지자 휴스턴 지역의 시민단체인 FIEL과 래드 곤잘레스 변호사, 텍사스주 연방하원의원인 알 그린(민주)까지 나서 구제를 호소하고 나섰고 이민국에 ‘곤경(hardship)’으로 인한 재입국 승인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린 의원은 재입국 승인을 받은 뒤 엘살바도르를 방문해 에스코바르 가족들과 함께 1일 휴스턴 공항으로 통해 입국했다. 그린 의원이 선물한 성조기를 들고 미국 땅을 다시 밟은 에스코바르는 아들인 월터에게 “다시 집에 돌아왔으니 너는 이제 쉬어도 된다”고 말했다. 부인인 로사는 취재진에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됐다. 우리는 가족이기 때문”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에스코바르 가족들이 알 그린 의원과 함께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ABC13 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