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압류된 화물선 즉각 반환하라”

김 성 유엔대사, 미국측에 와이즈 어니스트호 반환 촉구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위반”주장…미국측은 ‘무반응’

미국에 압류된 와이즈 어네스트 호. /US Justice Department via AP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1일 오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국에 대해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에 대한 압류 조치를 즉각 해제하고 북한에 지체없이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사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1시15분에 유엔본부 브리핑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에 대한 미국의 압류 조치를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미국법을 근거로 와이즈 어니스트를 미국령 사모아로 견인해간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즉각 와이즈 어니스트를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와이즈 어니스트 압류는 대북 적대시 정책의 일환이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를 어긴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가 북한의 주권기관이며 “보편적인 국제법적 원칙”에 의거 어떠한 경우에도 다른 국가의 사법권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대사가 유엔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김 대사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을 다 듣고 난 후 미국의 제재조치가 유엔 헌장에 위배되고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

미 정부는 지난 9일 북한산 석탄 수출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돼 있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를 미 국내법에 따라 압류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북한 측은 12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이번 조치는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을 공약한 (작년 6월 제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6·12 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어서 1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미국의 화물선 압류는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항의 서한을 보냈다.

두자릭 대변인에 따르면 김 대사 명의로 작성된 이 서한은 북한 측 요청에 따라 안보리 이사국들에 배포·회람됐다.

두자릭 대변인은 “북한의 서한은 대북제재와 그 이행 과정에서 취해진 조치에 대한 것들”이라며 “우린 그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제재 위반 가능성이나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은 회원국들이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