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마을도 덮친 캘리포니아 화재

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도 ‘긴급대피’

아널드 슈워제네거·카말라 해리스도 피해

주민들 대저택 버리고 고급차 타고 대피중

 

캘리포니아주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셔먼오크스 근처에서 ‘게티 화재’가 일어나자 피해 지역 인근 부촌에 거주하는 유명 인사들도 하나둘씩 대피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에 사는 미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28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LA 화재는 장난이 아니다”라면서 “집으로부터 긴급 대피한 뒤 가족들과 함께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묵을) 방을 찾고 있다. 운도 없지!”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이력이 있는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또한 새벽 3시30분께 대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로 “대피 구역에 사는 분들은 가만히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고 촉구했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시사회는 28일 밤 열릴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곳을 지역구로 하는 캐멀라 해리스(민주) 상원의원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자신의 집도 대피 구역에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와 래퍼 겸 프로듀서 닥터드레도 긴급 대피 대상이다.

이 매체는 부촌 주민들이 한밤중에 마세라티와 테슬라, 레인지로버 등 고가 자동차를 타고 가파른 언덕길을 내려오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다가오는 핼러윈을 위해 장식해둔 집을 버리고 떠났다.

발화지점 인근에 있는 게티센터는 건물이 화염을 견딜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값진 미술품들이 손상을 입을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게티 화재보다 먼저 발생한 ‘킨케이드 화재’와 ‘틱 화재’도 아직 진압되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발생한 킨케이드 화재는 올 들어 가장 규모가 큰 화재로, 28일 오후까지 약 268㎢를 태웠고 진압률은 15%에 불과하다. 소방관 3000여명이 화재 진압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강한 바람과 낮은 습도, 높은 온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주 최대 전력회사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은 주 북부와 중부 전역에 걸쳐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민 약 220만명을 대상으로 강제 단전 조치를 실시했다. PG&E는 자사 송전선 가운데 하나가 이번 화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당국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주말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화재 진압에 가능한 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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