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왜 8개월 후에 맞을까?

보건 전문가 “백신 효과 시간 지나면서 떨어져…변이 때문 일 수도”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접종을 마친 전 국민을 대상으로 8개월 뒤 부스터샷 접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 당국이 접종 간격을 8개월로 정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뒤따르고 있다.

17일 CNBC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식통을 인용, 보건 당국은 이르면 18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면역력 연장과 강화를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스터샷 권고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DC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현재 미국에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거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 델타 변이가 미국에서 지배종으로 거듭난 7월 초 대비 일주일 평균 발병 건수는 700% 급증했다.

이 가운데 CNBC는 ‘8개월 뒤 접종’은 미국보다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나라에서 관찰된 백신 항체 감소에 근거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스라엘 정부가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최근 자료에서는 경증과 무증상 감염자와 고령층의 코로나19 중증 발전 예방 효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세계 최초로 광범위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2차 접종을 한 65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중증 질병에 대한 예방 효과가 55%까지 낮아진 사례도 있었다.

유타 보건대학 감염질환과장인 산카르 스와미나탄 박사는 “이스라엘에서 1월 초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은 4월에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보다 더 높은 비율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파인버그 의과대학의 조교수인 벤자민 싱어 박사는 8개월 뒤 부스터 샷을 권하는 이유에 대해 “완전히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과 현재 변이가 그만큼 더 전염성이 높고 쉽게 퍼지는 이유 때문”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다만 산카르 스와미나탄 박사는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통계의 오류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미 감염 확률을 높일 가능성이 더 높은 부류이기 때문에 감염 위험과 입원 위험이 일반인과 일치할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텍사스주 베일러 메디컬 칼리지의 백신 연구학자인 피터 호테즈 박사는 “이스라엘 보건부에서 얻은 자료는 단편적인 것”이라면서 “백신 접종 환자들에 대한 중증 보호 효과도 크게 감소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메이오 클리닉의 최근 연구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크게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연구는 델타 변종이 확산되는 동안 감염에 대한 보호율이 모더나 주사를 맞은 사람 중 76%, 화이자 주사를 맞은 사람 중 42%로 떨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메이요 클리닉은 델타 변이가 미국 내 지배종으로 자리 잡은 지난달 5만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76%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기 전인 올 초만 해도 모더나의 감염 예방 효과는 86%였다.

같은 기간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76%에서 무려 42%로 급감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메이요 클리닉의 감염병 전문가 아비나시 버크 박사는 “면역 반응이 감소하는 것 같다”면서도 이러한 감소세가 진정 면역력 감소 때문인지 아니면 델타 변이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CNBC는 부스터 샷이 팬데믹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나 합병증 위험이 높은 사람들의 심각한 감염을 줄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싱어 박사는 팬데믹을 종식시키는 열쇠는 사람들로 하여금 1차 접종부터 맞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어 박사는 “부스터샷은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는 데는 데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사망하는 이들은 대부분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돌파성 감염을 비롯한 코로나19 감염이 적다면 팬데믹의 흐름이 끊길 수도 있지만, 감염은 대부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여성[AP=연합뉴스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