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선, 한인 정치현 후보 “재도전”

임시정부, 선거 무효화 후 새로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입후보부터 다시 해야…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불출마

 

볼리비아 부정선거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해외 한인 가운데 최초로 대통령에 도전하는 정치현 후보는 재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리비아 정당 사회주의운동(MAS) 소속 헬리 카브레라 하원 부의장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다음 선거에서 MAS 후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젊은 후보자와 함께 앞으로 선거에 참여할 계획”이라면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함께 퇴진한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전 부통령도 마찬가지로 불출마 한다고 덧붙였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MAS 소속으로 지난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통계 예측과 개표 등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미주기구(OAS)의 감사 결과가 나오자, 부정선거 논란 속에 지난달 20일 사퇴했다.

새롭게 구성된 볼리비아 임시정부는 지난 선거를 무효화하고, 2020년 1월 완전히 새로운 대선을 치르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멕시코로 망명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야당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면서 정계 복귀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 득표율 8.8%로 3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한인 정치현 후보는 새로운 선거에 재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리비아 대선은 과반수 득표자가 없거나 1, 2위 후보간 득표차가 10% 이상일 경우 결선투표(runoff)를 치르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 부정선거로 무효가 선언돼 오는 1월 대선은 백지 위에서 완전히 새롭게 치러진다.

정치현 후보/기독민주당

한국 다경뉴스에 따르면 정치현 후보는 한국 이언주 국회의원(무소속)과 전화대담을 갖고 재출마의 뜻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이언주 의원과 정치현 후보의 대담 전문. (질문=이언주 의원, 답변=정치현 후보)/다경뉴스

◇ 볼리비아라는 나라의 대통령선거는 다소 생소한데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남미 볼리비아의 대통령 선거에 야당인 기독민주당(PDC) 대선 후보로 선출된 정치현입니다. 37년 전인 12살 때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볼리비아로 건너가 성장했고, 20년 전 볼리비아 국적을 취득하였습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하비에르 국립대 의학전공 외과의사로 볼리비아에서 2개의 보건소와 병원, 그리고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수교장로회 국제연합 총회장 목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 대통령선거에 나선 계기와 정치현 후보자의 공약은 어떤 것이 있나요?
“13년 현 정권이 볼리비아를 공산주의독재체제의 북한처럼 만들려고 하고 있어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볼리비아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한국의 새마을 정신이 결합하면 곧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을 경제대국으로 만든 협동ㆍ근면ㆍ자립정신을 바탕으로 볼리비아 국민들도 먹거리 걱정 안하고 살게 해주고 싶습니다. 또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여 국가에서 마약을 몰아내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습니다.”

◇ 볼리비아에서 제기된 부정선거의 내용과 선거 후보자로서 취한 선거무효소송은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대선 당일 개표율이 83.76%에 이르렀을 즈음 갑자기 개표현황 공개를 중단하였습니다. 중단 직전 모랄레스 현 대통령과 중도우파 야당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의 격차는 7%였으나 이튿날 오후 공개된 개표상황은 46.85%, 36.74%로 10.1% 차이가 났습니다. 7%에서 10%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볼리비아 선거법에서는 1, 2위간 격차가 10% 미만이 되면 결선투표를 다시 치르게 됩니다. 대선 직후 부정선거에 대한 조사 및 대책을 논의 하였고 부정선거가 확실해짐에 따라 현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10월 24일부터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전국민 총 파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를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찬반 세력이 서로 격렬하게 대립하였고 사망자까지 발생하였습니다. 선거최고 재판소에서 마지막으로 공개했던 제 득표율은 8.77%였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30%까지 지지율이 치솟았기 때문에 현지 언론과 외신모두 의아해 했고, 우리쪽 표 20%정도가 모랄레스 현 대통령 측으로 조작되었다고 생각하여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사회주의 운동당의 에보 모랄레스는 ‘남미 좌파 정치의 희망’에서 ‘장기 집권 음모가’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볼리비아 뿐만 아니라 중남미의 칠레, 니카라과 등의 국가에서 장기집권과 부정부패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좌파정권의 연이은 실패에 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볼리비아 사회주의의 실패는… 입법, 사법, 행정의 모든 부분에서 권력을 잡은 정치인들이 국민을 무시하고 종교의 자유 및 공영 방송 의 통제. 에너지 기업의 증세. 공산화 교육, 공공기관 부패, 환경 파괴, 마약거래. 부패한 장기 독재정권 등으로 국민들은 정치적 부패에 심리적으로 지치게 되었고 경제는 기업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경제적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습니다. 모랄레스는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국민투표 결과를 무시하며 장기집권과 부정선거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습니다. 칠레나 니카라과의 경우에도 기존 족벌정치를 타파하며 등장한 정권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독점하며 장기집권 계획을 세우면서 외면 받을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국민을 외면하면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잘못된 정치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라고 보여집니다.

◇ 정치현 후보님의 향후 계획 및 현재 논의되는 재선거에 다시 출마할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당대표로 당선된 이후 당내 갈등으로 실질적인 선거 운동을 1달 정도 밖에 하지 못 했습니다. 타 후보들이 2년 이상 준비하는 것에 비해 짧은 선거운동이었지만 원주민대표 등 지식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지지도가 상승하면서 단단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부정선거의 영향으로 3위에 그쳤지만 모랄레스가 빠진 새로운 선거에서는 반드시 당선되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