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값 40년래 최고…육류가격 너무 올랐다

육류가공업 공급망 문제로 기록적 급등…수요 증가도 원인

미국인들의 아침을 책임지는 식재료인 베이컨 가격이 지난 40년 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는 등 장바구니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3일 CNN은 연방 정부의 소비자 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를 인용해 “포크찹(porkchop)은 12개월 전보다 약 7% 올랐고 베이컨 가격은 같은 기간 무려 28%나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돼지고기, 쇠고기 및 가금류는 지난 2020년 12월 이래 각각 12.1%, 14%, 6.6%가 인상되며 식품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불거진 공급망 이슈와 직원들에 대한 임금 인상 부담이 각종 육류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 육류가공 전문 대기업들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어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의 장을 조성하기 위해 독점 금지법 시행 등이 포함된 단계적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육류가공 시장의 80%는 카길과 타이슨, JBS, 내셔널 비프 패킹 등 이른바 ‘빅4’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육류 가격 고공행진이 당분간 쉽게 완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비롯한 육류 공급망은 코로나19가 미국서 확산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다.

육류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때문에 패닉에 빠진 소비자들이 냉동고를 구입한 뒤 많은 양의 육류를 사들이는 바람에 수급 균형이 무너진 것도 가격 급등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직원들이 밀집해서 오랜 시간 근무를 하던 육류가공(meatpacking) 공장은 바이러스 확산의 온상지로 부상했고, 근로자들의 잇단 사망으로 임시 폐쇄되면서 연방 조사가 뒤따랐다. 이렇게 공장이 문을 닫자 도축 잔고는 쌓여 갔고 수백만 마리의 돼지들은 가공되지 못한 채 모조리 안락사됐다.

또한 목축업자들은 공급이 수요를 앞설까 경계한 나머지 가축 수를 늘리지 않고 사육을 줄이기 시작했다. 애덤 스페크 HIS Markit 경제학자는 “이같은 현상이 궁극적으로 올해 돼지고기 공급에 침체를 가져왔다”고 분석한 뒤  돼지고기 생산이 2020년보다 2%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은 기자 eunice@atlantak.com

애틀랜타 퍼블릭스 슈퍼 마켓 매장을 찾은 한 손님이 돼지고기 포장 제품을 고르고 있다. [애틀랜타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