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퍼진 상어가족 ‘뚜루루뚜루’

‘월드시리즈 우승’ 워싱턴 내셔널스 초청

비공식 응원곡 연주…트럼프 “강력하다”

워싱턴 내셔널스 초청 행사 모습. /FLOTUS 트위터 제공

백악관에서 4일 동요 ‘상어가족’이 울려 퍼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상어가족은 한국 유아용 콘텐츠 브랜드 ‘핑크퐁’이 북미권 구전동요 아기상어(baby shark)를 편곡한 노래다.

이날 백악관에서는 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위한 축하 오찬이 열렸다. 95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 선수들이 야외 오찬장에 모습을 드러낼 때 미 해병대 군악대는 배경 음악으로 상어가족을 연주했다.

상어가족은 내셔널스의 2019년도 ‘비공식적 테마송’이다. 내셔널스가 시즌 초반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을 당시 이적한 외야수 헤라르도 파라 선수는 6월 자신의 어린 딸이 좋아하는 동요 상어가족을 그의 등장곡으로 바꿨다.

등장곡을 변경한 뒤 파라뿐만 아니라 내셔널스는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내셔널스 더그아웃에는 작은 상어 인형이 걸렸고, 팬들은 다같이 상어춤을 추거나 상어옷을 입었다. 동요는 내셔널스의 비공식 응원곡으로 자리잡았다.

상어가족은 마침내 백악관 환영 행사에서까지 연주됐다. 자리에 선 선수들이 군악대 연주에 맞춰 상어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강력하고 짧은 노래”라며 감탄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모든 매체가 상어가족 연주를 환영하진 않았다. 미국 시사잡지 더위크는 “내셔널스의 백악관 방문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잔뜩 일어났다”며 “미국의 최고 군악대는 세계에서 가장 짜증 나는 징글 ‘아기 상어’를 연주하며 그들의 실력을 한 단계 떨어뜨렸다”고 일갈했다.

미국에서 프로스포츠 우승팀은 관례적으로 백악관을 방문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이후 백악관 참석은 정치적인 문제로 불거지면서 불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더위크는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환담한 몇몇 선수들을 비판하면서 “그러나 정치는 비켜두고서, 이번 행사 중 가장 충격적이고 유감으로 기억될 부분은 해군 군악대가 아기 상어를 연주했을 때 일어났다”고 말했다.

상어가족 동요는 아기,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상어를 부르며 후렴구 “뚜루루뚜루”가 계속 반복된다. 미국 한 공공 전시장은 동요의 강렬한 후렴구가 머릿속에 맴돌아 짜증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이를 밤새도록 재생해 노숙자들을 내쫓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다.